(칼럼) 요티(Yachtie)는 N 잡러 (240904)

‘요티(Yachtie)’는 ‘N잡러’


꿈꾸는 세일러 김 판 주


‘요티(Yachtie)’는 요트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요트를 타고 항해를 즐기거나, 요트 레저 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요티들은 ‘마리나(Marina)’에 모여서 활동한다.
‘마리나(Marina)’는 요트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적인 해양 레저 시설로, 요트 정박시설과 계류장, 클럽하우스, 요트 수리소, 급유소, 식당가 및 숙박 시설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항구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30여 개의 마리나는 그 규모와 시설들의 크고 작은 차이 때문에 모두 이 같은 기준의 ‘Marina’라고 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아직까지 요트에 대한 대중적 인기와 관심이 적다 보니 여전히 요트 문화의 발전이 더디고 마리나에 대한 수요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마리나에 있는 ‘요티’들의 열정만큼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뜨겁다. 요티들은 모두 요트가 좋아서 마리나를 찾아왔고 요트를 타면서 하는 일에 진심을 다 하고있다, 그것은 요티들의 다양한 배경만 봐도 그들이 얼마나 요트를 좋아해서 마리나에 모였는지 알 수 있다.

내가 일하는 반포동 세빛섬 골든블루마리나의 직원들을 예를 들어 보자.
해양스포츠 관련 대학 과정을 마치고 온 요티들은 비교적 흔하다.
해병대와 해양경찰 출신, 스키 강사와 동물원 사육사를 하다가 온 요티도 있고, 대형 어선의 5급 항해사 출신, 대양을 항해하던 상선의 2등 항해사 출신도 있다.
또한 식품회사 직장인, 컴퓨터 프로그래머, 강남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 번듯한 회사 대표, 신문사 발행인 등 전문직 직업인들까지 마리나에 모여서 그들이 좋아하는 요트 일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각양각색의 배경을 가진 청∙장년들이 요트 일을 좋아해서 전국에서 모여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의 요티들의 열정 만큼은 세계적 수준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대부분의 요티들은 ‘N잡러’들이다.
‘N잡러’란 하나의 고정된 직업이나 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말하는 신조어이다.
이러한 요티들은 요트 관련 일을 하면서도 앞서 예를 든 것과 같은 또 다른 직업들은 갖는다. 요트 일만 해서는 경제 생활이 어렵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이 또한 요트업(業)이 대중적인 인지도와 인기가 적기 때문으로 이해하면 된다.

대부분의 요티들은 그들의 열정을 따라 ‘시즌’에 요트 일에 매진하다가 ‘시즌’이 끝나면 ‘N잡’을 찾아 마리나를 잠시 떠난다. 그리고 떠나 있는 기간 동안 생업과 함께 요티로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폭넓은 공부와 필요한 자격증 취득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필자도 ‘시즌’ 중에는 계약직으로 마리나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칼럼도 쓰고,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방송대학교 학업 과정도 진행하고 있다. ‘시즌’이 끝난 지난 겨울에는 소형선박 면허증과 무선종사자 기술자격증을 취득하였다. 그리고 혹시 마리나에서 필요할까 싶어 바리스타 자격과 지게차운전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요티는 ‘N잡러’가 되어 여러 ‘일’을 한다. ‘N잡러’가 되면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자기 결정권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일상적 사회 생활 영위를 위한 수익의 불안정성 또는 고립감을 느낄 수 있다는 단점도 분명히 있는 듯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요티들의 현실은 해양이나 강에서 요트 문화가 활성화 되기까지의 상당 기간(?) 동안 ‘N잡러’로서 헌신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혹은 우리나라의 요트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선구자로서 개척자의 길을 걸어간다고 여겨도 될 것이다. 그 길은 어렵고 힘든 여정이지만 요트를 좋아하는 열정이 있으니 즐겁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요트와 관련된 대표적인 직업들이 몇 가지가 있다. 요트운항관리사, 요트중개인, 요트레저운항사, 레저선박 시설 운영원, 레저선박 정비수리원, 스쿠버 다이빙 강사, 수상구조사 등이 그것이다.


▲ 사진  : 여수 이순신마리나 전경 ( 발췌 : 마리나 홈페이지 ) 


나는 ‘여수마리나’에서 요트 ‘N잡러’로 살고 싶다.

아름답게 빛나는 여수 바다를 바라보며, 요트운항관리사를 비롯한 2~4가지의 일을 겸하는 ‘N잡러’가 되어 요트와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


○ 요트운항관리사: 요트의 운항, 관리, 정비 등을 담당. 요트와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
○ 요트중개인: 요트의 매매를 중개. 요트 상태 평가와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
○ 요트레저운항사: 요트를 운항하며, 레저 활동을 지원. 요트 투어 운영 및 요트 대여 서비스 제공
○ 레저선박 시설 운영원: 마리나와 같은 요트 보관 시설을 관리하고 운영
○ 레저선박 정비수리원 : 요트 등 레저 선박 정비 및 수리
○ 스쿠버 다이빙 강사: 요트와 함께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강습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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