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나의 제2 고향 진주-I (240903)

나의 제 2 고향 진주 - I


김일하-발로뛰는 문화유적 답사기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맑은 남강이 진양호에 잠시 쉬었다가 영천강과 합쳐지며 아래로 흘러 흘러 낙동강과 만나 더 큰 강을 이루게 된다. 그 가운데 위치한 지역이 이곳 ‘진주’다.
남강은 남덕유산의 ‘참샘’에서 발원해 창녕군 남지읍 부근 낙동강 본류와 합류하는 하천이며, 이곳 ‘참샘’은 서부 경남 지역의 식수원인 남강댐의 발원지가 된다.
예부터 ‘배산임수’라 해서 산을 등지고 물을 앞에 두니 그곳을 길지라 했는데, 이곳 진주는 강 주변으로는 도시를 안고 있는 비봉산과 선학산이 있고, 밖으로는 월아산과 집현산 광제산 등이 겹으로 진주를 에워싸고 있다.
또한 사천과 삼천포의 바다가 가까워, 구석기부터 청동기까지 다양한 유적들이 분포되어 있으며 사람이 이곳에 터를 잡기 이전부터 진주를 포함한 서부 경남 지역에는 많은 공룡의 활동이 있던 곳이다. 이러한 사실은 창원의 비음산, 고성 해안, 진주 혁신도시 및 남강 인근 등에서 발견된 다수의 공룡 발자국 화석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 후로 기원전 2,000년부터는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람들이 터를 잡은 진주는 다양한 볼거리를 가지고 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은, 다음 달이면 시작하는 남강 유등축제와 개천 예술제이다. 전국구 축제로 낮보다는 밤이 더 아름다운 축제이다.
축제의 백미는 불꽃놀이인데 진주성을 배경으로 터지는 불꽃은 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멋진 광경을 보기 위해 진주성 근처로 사람이 많이 모이지만, 요령 있는 지역주민들은 인근 위치한 선학산 전망대와 대봉정에 자리를 잡고 편하게 감상한다.




진주시는 진주성을 기점으로 진양호 근처의 신안동, 평거동이 있고, 진주성 앞의 남강 건너편에는 강남동, 천전동 그리고 진주성 뒤쪽으로 성북동, 상봉동이 자리를 잡고 있다.
진주성 앞 높은 봉우리는 망진산 봉수대와 체육시설이 있어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여름이면 멀리 지리산으로 넘어가는 해와 노을이 장관을 이룬다. 그 아래로 ‘소망진산’의 유등 테마공원과 또 그 아래로 나루터를 만들어 배를 타고 진주성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남강의 유람선 ‘김시민호’는 2척의 유람선으로 화.수.목요일 오후 1시부터 16회 그리고 금.토.일요일과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20회를 운영한다.(https://www.jinju.go.kr/cruiseship/_문의 055-761-3691)


진주성에서 광장 (예전 장어집이 많았으나, 현재는 몇몇 복원 사업과 주변의 공사로 인해 다소 분주한 편이다) 방향으로 놓여있는 낮은 산이 ‘선학산’이다. 그리고 ‘선학산’을 시작으로 대봉정을 지나 상봉동, 성북동 뒤를 이어주는 산이 ‘비봉산’이다. 이 비봉산 아래 있는 ‘의곡사’ 입구에는 한글로 새겨진 비석이 있다.
‘선학산’은 이전에 공동묘지였으나 공원으로 개발되면서 90% 가까운 묘지가 이장되어, 지금은 진주 시민이 찾아오는 지역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그 아래 ‘뒤벼리’ 절벽에는 친일파 이재각(이완용의 7촌), 이재현(이완용의 당숙), 성기운(남작 작위)이 암벽에 각자 되어 있다. 진주성 촉석루 아래 암벽에 친일파 이지용의 이름도 새겨져 있으며, 친일파가 그린 논개 초상이라 하여, 한때 떠들썩했으나 지금은 새롭게 영정을 모신 것으로 알고 있다.
비봉산 아래 옥봉동은 수정봉과 옥봉 두 봉우리가 비봉산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곳으로, 주변으로는 남강이 지척에 있고,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망 또한 훌륭하다. 그리고 ‘가야시대’ 고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일제 강점기 마구잡이식 발굴로 인해 현재는 발굴 보고서도 없이 그 흔적만이 남아 있다.
옥봉 주변에는 진주 향교와 고려 현종대 강감찬을 도와 거란의 소손녕을 홍화진에서 대파한 강민첨 장군 탄생지 ‘은열사’가 있어 그의 충정을 기리고 있다. 진주 남강에서 진주 MBC로 넘어가는 길옆에는 일제 강점기 형평운동을 했던 ‘강상효’ 무덤이 홀로 덩그러니 있다.

진주는 진주강씨, 진양하씨, 진주류씨, 진주정씨가 토성의 주축으로서 태종대 명재상 하륜이 바로 진양하씨이다. 진주 미천면의 오방재는 하륜의 할아버지 하시원, 아버지 하윤린, 하륜을 모신 재실로 뒷산 200여 미터에 하륜 일가의 무덤이 산비탈에 자리를 잡고 있어, 고려시대 부터 조선 초까지 무덤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륜의 묘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무덤 능선이 넓게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어서 옆 능선으로 위치를 옮겼으며, 하륜 무덤 아래로 부인이 아닌 몸종의 묘가 놓여있는 것이 특이하다.
또한 진주는 수곡팔각형 분묘군과 방형의 강수명 묘역이 있어 진주지역 묘제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또한 진주는 선사시대 이전 공룡들의 천국이었던 곳이기도 하다. 인근 고성의 상족암은 전국적으로 이미 유명한 박물관이면서 관장지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여기 진주 또한 만만치 않은 유적을 가지고 있다.
진주 유수리 백악기 화석산지는 1997년 가화천 강바닥 경상누층군 하산층에서 발견된 화석산지로 천연기념물 390호로 지정되었다. 또한 진주 가진리 새발자국과 공룡발자국 화석산지가 1988년 경남과학 교육원 신축 과정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진주 정촌 산업단지에서 1만여 점의 중생대 백악기 공룡 및 익룡 화석이 발견 이 되었고(진주 정촌면 백악기 공룡˙익룡발자국화석 산지), 진주 혁신도시 조성 공사 현장에 익룡 발자국 545개, 새 발자국 642개, 수각료 공룡 발자국 67개 등이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진주시에서는 이곳에 진주 익룡발자국 전시관을 개관하였다. 


진주의 먹거리 대표로는 아마도 육회비빔밥과 냉면이다. 육회 비빔밥은 천황식당, 제일식당, 설향이 유명하고, 냉면으로는 하연옥, 황포냉면, 박군자냉면이 있으며, 떠오른 신흥강자 산홍이 있다. 그 외에 진주 여고 앞 여고국수는 진주에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국수 맛집으로 남자 손님이 라도 가면 사장님은 국수의 양을 곱으로 만들어 줄 정도로 정이 넘친다. 그 외에 진주 금산못 주변의 무량원 칼국수와 초전 실내체육관 인근 진주명가밀면이 냉면에 도전장을 내밀고 맹활약 중있다.

남강과 함께 진주성은 진주 시민의 휴식처이자 생활의 활력소이다. 남강 주변으로 잘 정비된 자전거 도로가 있어 주말이면 가족과 동호회가 줄지어 자전거를 이어 달리고, 둔치 주변으로 6개의 파크골프장이 있으며, 진주성은 야간에도 문을 열어 산책하기 좋고, 여름 더위 피하기 좋은 장소로 각광 받고 있다.

진주성 내에 있는 진주 박물관은 임진왜란과 관련한 특화된 박물관으로 임진왜란에 관련된 무기, 화포, 일기, 그림 등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다, 또한 박물관 바로 옆에는 산청 범학리 3층 석탑이 있으며, 망진산 중턱 금선암에는 산청 사월리 석조여래 좌상이 있다.

진주 8경 중 하나인 월아산의 해돋이는 새해가 되면 장군봉 정상으로 모여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리고 그 아래로 진주에서 제일 큰 절 ‘청곡사’가 있다.
이 청곡사에는 높이 10.3미터, 폭이 6.7미터 국보 302호 ‘영산괘불’ 탱화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 새로 보물로 지정된 ‘목조지장보살’과 ‘시왕’이 있다. 월아산 바로 위쪽에는 ‘성은암’이 있고, 그곳에서 산을 조금 올라 우측으로 돌면 ‘두방사’가 나온다. 또한 월아산 장군봉과 국사봉 사이 질매재를 넘어가면 봄날 벚꽃길로 유명 곳이 있는데, 그 옆으로 진주 목재문화체험관과 글렘핑장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족이 나들이 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진주는 혁신도시로 지정되면서 외부에서의 인구 유입이 많아지고 타지방과의 교류가 많아진 것 같다. 예로부터 교육의 도시로 이름이 나 있어서 학구열이 높고 시 자체가 넓은 지역으로 펼쳐져 있다보니 도시와 농촌의 구분도 확연하다.
진주는 예로부터 남명 조식과 함께 그의 제자들이 있었기에 임진왜란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남명 조식은 실천을 강조하는 유학자로 몇 번이나 조정의 부름을 받았으나 정계로 나가지 않았고, 그의 제자들은 이런 스승의 뜻을 이어받아 임진왜란에 분연히 일어나 진주성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나라를 지킨 듯하다.

현재 진주는 혁신도시로 선정되어 다양한 공기업이 이전되어 있다.
LH, 한국남동발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한국세라믹기술원, 국방기술품질원, 한국저작권위원회 등 공공기관이 이전되면서 이전보다는 더 활기가 있다. 또한 기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진주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지수의 지수 초등학교는 ‘기업가 정신’의 핵심 성지이다.
해당 홈페이지를 보면 [한국경영학회는 2018년 7월 10일 진주를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로 선포했습니다. 수도 선포 배경에는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 옛 지수초등학교가 삼성, LG, GS, 효성 등 4대 글로벌기업 창업주가 성장하고 서로 교류한 ‘재계의 산실’이라는 상징성과 진주가 가진 고유한 문화적ㆍ정신적 가치 그리고 남명 조식의 경의사상에 기반한 실천유학이 이들 창업주 기업가 정신의 토대가 되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라 나와 있다. [https://www.jinju.go.kr/entrepreneurship/sub7_1]

지수초등학교는 이전을 했고 마을 한가운데 초등학교를 진주 K-기업가 정신센터로 개관해서 많은 기업 CEO들이 방문을 하고 있다. 여기는 허씨의 집성촌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허구연 해설위원, 허경영도 이곳 출신이다. 또한 이러한 정책을 펼치는 진주시 시장도 남명 조식의 13대 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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