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의 경주 창녕
10년 동안 유네스코 3관왕을 달성한 도시
가을 날 억새가 억수로 많은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을 꼽으라고 한다면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 울산의 간월재 그리고 창영의 화왕산 일거다. 그리고 최근 경주의 무장산도 탐방로 개방으로 많이 찾고 있다.
▲ 그림 술정리 3층 석탑
창녕은 문화유적으로 보나 위치로 보나 그리고 산세로 보나 제2의 경주라 할만하다. 하지만 그에 비해서 사람들에게 산은 알려져 있으나 주변은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이런 창녕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곳 창녕은 화왕산을 병풍처럼 뒤로하고 낙동강을 경계로 농지들이 먹고살만하게 펼쳐져 있다. 그러다 보니 선사시대 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해서 비봉리 패총이 현재까지 남아있다.
제2의 경주 답게 고분에서부터 근현대의 척화비까지 다양한 문화재가 하루, 이틀이면 다 볼 수 있을 정도이니 문화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들려야 할 곳중 하나이다.
대표적인 유적으로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교동, 송현동 고분군과, 비스듬한 바위에 새긴 송현동 석불좌상이 있고, 만옥정공원에는 진흥왕 척경비와 창녕객사, 퇴천삼층석탑, 척화비, 창녕지구 전승비가 한곳에 모여있다. 또한 인양사비와 술정리 삼층석탑이 걸어서 10~20분 내 있으며, 그 원형이 잘 보존된 석빙고도 남아있다. 창녕은 국보, 보물을 포함해 국가 지정 유산이 27개가 있고, 도지정 유산이 85개가 있을 정도로 문화적으로 풍부한 도시이다.
또한 우포생태늪은 국내 최대 내륙 자연 습지로서 보존과 지속 가능한 이용을 위한 최초의 국제협약인 람사르협약에 인제군 대암산용늪에 이어 2번째로 등록된 세계적으로 중요한 습지 중에 하나다.
이러한 천연자연이 있다 보니 우포늪 근처에는 천연기념물인 따오기 복원센터가 있어 머리는 주황빛에 부리기 긴 따오기도 볼 수 있어 자전거를 타며, 가을바람을 맞으며 가족들과 둘러보기 좋다.
▲ 그림 화왕산 집수지
이렇게 저력이 가득한 도시를 사람들은 모르고 오직 산만 오르고 있으니 아쉬울 따름이다.
아마도 숙박시설과 관광인프라가 잘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80~90년대 국내에서 가장 핫한 관광지가 바로 창녕의 부곡하와이였을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던 도시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쇠락해 갔다. 96년도 창녕의 인구가 15만 명 이상을 유지하였으나 지금은 고작 5만 명대를 유지하고 있으니, 사람이 새삼 그리운 시대이다.
▲ 그림 화왕산성
그나마 화왕산이 있어서 잊히지 않는 도시가 되었다. 화왕산은 봄에는 진달래, 가을에는 억새로 유명한 전국구의 산이다. 이전에는 산 위에서 억새 태우기를 하였으나, 그 불을 보려고 배 바위에 올랐던 사람이 사망사고가 발생해 더 이상 억새 태우기를 하지 않고 있다. 화왕산은 정산석 부근은 깎아지른 듯 절벽을 이루고 있고, 부족한 부분에는 산성을 쌓아 적을 방어하였다. 현재 집수지가 발굴 복원되어 있는데 이 집수지가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분화구이다. 그리고 창녕조씨 득성지비의 글씨가 근처 바위에 선명하게 새겨있다.
화왕산의 등산은 보통 자하곡에서 오르다가 좌, 우로 나뉘게 되는데 경사가 급하고 깔딱고개가 있어 힘이 들지만 가장 빠른 길인 동시에 입구에 주차장과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있어 가장 많이 오르는 코스이다.
그림 관룡사 용선대
대략 1시간 30분 정도면 정상까지 넉넉하게 오를 수 있다. 반대로 관룡사가 있는 옥천 매표소 방향으로도 등산로가 잘 되어 있다. 이 길은 너른 임도로 되어 있어 쉬엄쉬엄 가기 좋다. 이 길로 오르다 보면 관룡사, 화왕산의 양 갈래 길이 나온다. 우측 관룡사 길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구룡산, 관룡산, 화왕산 3 산 연계를 많이 하기도 하고, 관룡사 용선대를 지나서 화왕산으로 2 산 연계로 오르기도 한다. 관룡사의 경우 용선대와 대웅전 등 사찰 전체가 문화재라 할만하고 용선대는 연화대좌에 부처님 좌선의 모습이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된다.
옥천 매표소에서의 등산 시간은 대략 2시간 정도면 충분하고 화왕산 정상을 한 바퀴 돌면 거의 40정도 소요된다, 오래전 토, 일요일에는 인근 마을에서 지게로 혹은 오토바이로 막걸리, 파전 등의 재료를 가지고 화왕산성 안에서 장사를 했었다. 사람들이 방석을 깔고 앉아서 막걸리에 파전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모습은 마치 옛날 산 위에서 열리는 장터를 연상하게 했던 기억이 아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억새 및 환경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금지 시켰는지 모르겠다.
창녕에서 이름난 사람을 들라면 영원무역 성기학회장일 것이다. 그의 고향 창녕에 아석고택 혹은 성씨 고가가 있고, 시내에 전국 최대의 노스페이스 매장도 오픈하였다. 또한 1960년대 그의 부친 성재경은 창녕에 양파를 처음 재배하여 지역 소득에 일조한 인물이기도 하다.
▲ 그림 영산 만년교
이 외에도 창녕 인근의 영산에는 만년교라는 아치형 다리가 있어 볼만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영산줄다리기가 있다. 마을주민들 모두 모여서 줄을 만들고, 당기며 한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모습이 장관인데 10여 년 전에 딱 한 번 본적이 있다. 줄의 길이는 30~50 미터 가량 되는 바늘구멍 모양의 줄에 비녀목을 꽂아서 양쪽에서 당기는데 줄이 워낙에 굵다 보니 둥근 줄에서 새끼줄의 가닥을 뽑아 그 줄을 사람들이 당기며, 맨 뒤 꼬리에는 8~10개 정도 되는 굵은 줄을 마을 주민이 모여서 동서로 혹은 좌우로 줄을 당긴다. 줄을 당기는 시간까지의 긴장과 줄 위에 각각의 대장들이 올라서 주민들의 힘을 북돋우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진귀한 광경이다.
▲ 관룡사 용선대
영산줄다리기는 매년 3월 3.1독립운동 발상지로 알려진 영산면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민속행사로 3.1 민속문화재 마지막 날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오늘의 창녕은 국제적으로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영산줄다리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이 세계유산 등재, 창녕군 전역이 생물권보전지역에 지정되는 등 최근 10년 동안 유네스코 3관왕을 달성한 도시로, 우포늪이 세계 최초로 람사르 습지 도시 인증 포함 국제적인 인증은 4번째이다.
국내적으로는 지난해 온천법에 따라 대한민국 최초 온천 도시에 지정되는 성과도 이뤄냈으나 그에 비해 국내에서 이렇다 할 관광성과는 없는듯하여 아쉽다. 이렇게 국제적인 인증을 많이 받았음에도 아직도 외면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필요한 부분과 개선해야 할 부분이 어떤 것이 있는지는 치열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참고]
▶문장이 거칠지만 읽어볼만하다
창녕 성씨 성부잣집 고가와 성기학 그리고 성혜림 < Cover Story < 기사본문 - The PeoPle
▶영산줄다리기
국가유산이미지 | 13022_줄다리기_영산줄다리기_국가유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