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맛있는 섬!
김 판 주
우리나라 네티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세계적인 3대 일몰 시 노을 명소가 있다. 그리스 산토리니, 남태평양 피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가 그곳이다.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그 황홀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당장이라도 그곳으로 날아가고 싶은 마음이 물씬 든다.
우리 한강에도 세계 그 어느 곳의 노을과 견주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일몰의 노을이 사시사철 펼쳐진다. 언제, 어떤 모양의 노을을 만날지 예측할 수 없지만 항상 기대치를 뛰어넘는 노랑, 주황과 붉은빛의 축제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여름철 비가 오기 전날이나 비 갠 후의 노을은 놀라움 그 자체이다. 그때의 하늘은 격정적으로 불탄다. 거대한 한강 물은 붉게 끓는다. 이 빛의 축제에 함께 물든 사람들은 태초의 창조와 같은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 한강에 이 노을이 매일 새롭게, 그리고 황홀하게 빛나고 있다.
한강의 노을은 어느 곳이든 모두 아름답다. 그중 노을을 더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장소도 있다. 노을이 맛있는 포인트랄까, 2022년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한강페스티벌의 일환으로 ‘한강 노을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때 3인의 전문 사진작가가 한강의 노을 명소 7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장소는 반포한강공원의 ①잠수교 39번 교각, ②세빛섬 골든블루마리나 앞, 여의도 한강공원의 ③마리나컨벤션 앞, ④서강대교 남단, 이촌한강공원의 ⑤노들섬 서쪽 광장, ⑥한강대교 북단, 난지한강공원의 ⑦월드컵대교 북단이다.

사진 속 장소는 두 번째 노을 명소 세빛섬 골든블루마리나 앞에서 찍은 것이다. 그야말로 노을이 맛있는 세빛섬이다. 난 이곳에서 매일 새롭게 빛날 붉은 노을을 두근거리는 기대감으로 기다린다. 그리고 틀림없이 매번 감동하게 된다.

최근 서울시는 “한강을 서울의 대표 관광명소이자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 15개소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대표 사례가 노들섬이다. 서울시는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을 발표하며 노들섬에 한강의 석양을 360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와 보행교, 수상 예술 무대를 신설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아무튼 한강에는 이미 우리가 오랫동안 즐겨 온 노을이 빛나고 있고, 이것을 더 개발하여 세계적인 천상의 예술품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하니 반갑기 그지없을 뿐이다. 다만 진심으로 당부하고 기대하는 것 한 가지는, 서울 시민 모두가 언제 어디서든 한강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획기적 개선책이 함께 마련되어 주기를 바란다.
노을이 붉게 보이는 것은 빛의 산란과 관련한 재미있는 과학적 원리 때문이다. 일몰 시간이 되어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갈 때 빛의 굴절 효과로 인해 태양은 더 크게 보이게 되고, 지평선의 태양빛은 대기 중에서 공기 입자와 먼지 등으로 인해 산란하며 다양한 색상으로 보이게 된다. 파장이 짧은 파란색과 보라색은 대기층을 통과하지 못하고 반사되거나 흡수되지만, 파장이 긴 빨간색과 주황색은 관찰자의 눈에 도달하게 되기 때문에 노을은 붉게 보이는 것이다. 특히 비가 오기 전의 짙은 농도의 대기는 태양빛을 더 많이 산란시켜 평소와 다른 더 밝게 빛나는 붉은 노을을 만들게 된다.

이 같은 과학적 원리에 따라 태양계의 여러 행성의 석양은 당연히 우리 지구와는 다르다. 각 행성의 대기 입자 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화성은 푸른 빛의 석양이 나타나고, 천왕성은 수소와 헬륨 및 메탄으로 구성된 대기로 인해 푸른 빛에서 시작하여 터키석 색상으로 변화하고, 토성의 위성 중 하나인 티탄은 노란색에서 주황색, 갈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한강의 불타는 노을도 좋아하지만 언젠가 화성의 푸른 빛 석양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 참고 : - 일몰(日沒) : 해가 짐(해가 지평선 아래로 완전히 지는 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