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보트쇼, 그 아쉬움에 대하여 (240401)

- 17년이면 강산은 확실이 변할 수 있는 기간이다

- 17년이면 강산은 확실이 변할 수 있는 기간이다



봄이 되면서 여기저기 봄맞이 지역 행사가 한창 진행이다. 해양 레저 산업은 이 시기 한 해 유행을 짐작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트렌드가  보트쇼를 통해 소개 된다. 보트쇼에는 해양 레저 관련 업체, 브랜드, 기관 등이 참여하여 마케팅, 홍보  그리고 소비, 유통에 필요한 새로운 판로를 찾기 위한 활동을 한다. 

올해도 한국에서는 3월 경기국제보트쇼가 개최되었으며, 4월에는 부산국제보트쇼가 진행될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도 지난 3월 말 중국(상하이)국제보트쇼가 진행이 되었다. 또 4월 말에는 싱가포르에서는 국제보트페스티벌이 예정되어 있다.
한 해의 레저 시즌이 해양 활동에 관한 다양한 아이템이 소비되는 시간이라 한다면, 시즌 전 5월까지는 관련된 기술, 제품, 서비스 상품이 유통 판매 기업 또는 소비자들에게 소개되는 시즌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보트쇼는 해양 관련 첨단 기술, 미래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과 브랜드 그리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레저 및 스포츠 상품을 선보이게 된다.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분야 별 학술 행사 및 국제 회의 형식의 활동으로 산업으로서 해양 콘텐츠에 대한 정책과 이를 촉진하기 위한 국내외 홍보 활동을 하기도 한다.


보트쇼, 시작의 아쉬움


보트쇼에 대한 나의 관심이 시작된 것은 아마도 경기국제보트쇼가 시작되었던 해일 것이다. 처음 경기도에서 해양 레저 산업 분야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고, 지역 내 마리나 시설 조성과 관련 분야 기업 유치를 위해 보트쇼가 열린다고 했을 때,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행사장을 찾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보트쇼에 대하여 이전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으로, 해외에서 보던 멋진 고급 요트와 미래를 가져다 놓은 듯 멋지게 디자인된 다양한 제품 그리고 보트 위의 멋진 라이프 스타일을 홍보 장면을 떠올렸을지 모른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때까지 한국은 요트에 대한 인식도 잘 되어 있지 못한 상황에서 미래 가능성 있는 산업이라는 이유로 처음 시작한 행사이기에 어딘가 아쉬운 티가 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나무를 이용해 직접 수제작 요트를 만들 수 있다고 홍보 나온 제작 업체, 마스트를 제거한 몇몇 세일링 요트, 파워 요트 몇 대 그리고는 낚시와 다이빙 관련 해양 레저 제품이 전부였다.
하지만 전시장 규모나 전시를 찾는 관객의 수준은 달랐다. 이전의 앞선 타 산업의 글로벌 전시회에 대한 경험으로 행사를 평가하는 눈높이가 높아진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 갓 시작한 보트쇼에 대한 평가를 하는데 있어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 뿐 아니라 행사장을 찾은 사람이라면 이후를 기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 한국도 해양레저 산업을 시작했구나, 한국이 어떤 나라인가 조선산업으로 세계 정상을 달성한 나라 아닌가!, 그리고 세계 몇 안되는 엔진 제조 기술을 보유한 나라이고, 소형 선박 관련 기술 정도는 근방이라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글로벌 시장에서 관심 받기까지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다.” 라 생각했다.


그래서, 보트쇼 그 시작에 대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2024, 새로운 아쉬움


경기국제보트쇼는 올해로 17회를 맞았다. 그동안 한 해를 거르지 않고 행사장을 방문하고 한국 요트 산업이 조금씩 성장해온 모습을 보는 것이 나에게는 매년 있는 즐거움이었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한동안 보이던 세일링 요트의 아름다움은 몇 년 전부터 행사장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김포 아라마리나와 연계하여 수상에서 요트 전시도 했는데 올해는 전시장에서만 행사를 진행한다.
전시 품종은 확대되었다. 그동안 인기를 얻는 낚시 산업은 전체 요트 관련 품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전시되고 있는 거의 모든 파워 보트도 낚시를 위한 선박이었으며, 해양 레저 분야도 아웃도어 개념으로 해석하여 전시장 한 곳에는 캠핑카가 넓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래도 최근 해양 활동 추세에 맞추어 수상에서 즐기는 전동 수상 보드와 서핑 같은 콘텐츠는 그나마 넓은 면적을 활용하여 홍보하고 있었다.


▲ 사진 : 2024 KIBS

행사장을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를 아쉽다는 감정이 우선한다. 17년 전 가졌던 아쉬움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때 느꼈던 아쉬움이라면, 처음이라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이 우선 했지만, 2024년에 느끼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아쉬움이 아닐까 싶다.


▲ 사진: 2024 KIBS

그동안 한국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해양 분야의 변화는 더욱 그렇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억하기도 싫은 세월호 사건과 지속 발생하는 해양 사고 그리고 더 이상 높아지지 않고 저성장 시대로 들어선 국가 경제지표들 또 얼마 전 까지는 전 세계를 휩쓸었던 팬데믹 상황이 있었다.
그사이 한국의 해양경찰조직은 사라졌다 다시 원래 자리로 가고, 해양 산업 관련 다양한 법 제정과 사업 활동에 필요한 기준이 마련 되었다.
세계 해양 산업 분위기도 변화되었다. 첨단과 효율화 그리고 성과 만을 논하던 시대가 아닌 지구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여 실천 노력하는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 모든 것을 핑계 삼아 안주하고 있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사이 중국은 인공지능과 전기 배터리 기술의 향상 그리고 저렴한 원가를 무기로 세계 시장을 공약하고 있었다. 지난 3월 말 개최된 CIBS2014-‘중국(상하이)보트쇼’에는 보트쇼를 상하이 도시 전체 산업과 연계하여 종합적 계획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큰 내수 시장을 가진 나라이고,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보트쇼로 그 노하우와 쌓여 있는 고객 데이터가 큰 힘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번 달 말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보트 페스티벌은 어떠한가?, 수상에서 개최되는 행사로 70척 이상의 글로벌 브랜드가 축제 분위기 속에서 제품 홍보 이벤트와 쇼를 통하여 소비자에게 선보이게 된다.


우리 말에 17년이면 강산은 확실이 변할 수 있는 시간이다. 우리가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고 있는 사이, 경쟁해야 할 대상들은 한발 앞서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진단해 봐야 한다. 그리고 포기할 산업이 아니라면 우리의 위치를 명확히 인식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아마 내년에도 나는 보트쇼 행사장에 나가 있을 것이고, 그때는 올해 느꼈던 아쉬움보다 기대감이 더 생기는 행사가 될 것이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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