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해양레저, 시설보다 대중과 소통이 먼저! (240802-1)

해양 레저, 시설 보다 대중과 소통이 먼저! 



해양 레저 산업 성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내용으로 ‘사회적 인프라’ 즉, 시설의 부족과 이를 우선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일 것이다.
해양 레저 산업의 ‘사회적 인프라?’, 이는 해양 산업 성장을 위한 공공 기반의 사회적 SOC(Social Overhead Capital) 시설을 말하는 내용일 것이다.




세부적으로 살펴 보면 요트 산업의 경우 마리나와 같은 항만 시설, 선박 정비를 위한 시설, 주유 시설 등이 있을 것이다. 또 물리적 시설 이외 선박 건조 기술자나 수리 및 정비 기술자와 같은 인력 인프라도 해양 산업이 성장하기 위한 사회적 인프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이러한 사회적 인프라 시설이 구축된다면 해양 레저 산업은 성장하는 것일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오랜 세월 큰 비용이 투자되는 인프라 구축이 지금 시점에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또 그것도 아니면, 인프라 시설과 함께 준비되어야 하는 일이 있는데, 우리가 놓친 것은 없는가? 지금쯤 되돌아보고 진단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다른 종목을 예로, 축구나 야구 종목이 지금처럼 성장하기 전 미래를 바라보고 국제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경기장을 미리 전국에 만들어 둔다고 해서 절대 안 될 일은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시설은 어느 정도 축구 산업이나 야구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리 만들어 둔 시설과 인프라로 인해 축구와 야구 산업을 발전시키는 견인차가 된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명확히 답변하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 현재 어느 정도 정착된 자전거 산업의 경우 과거 국가 차원의 자전거 도로 구축과 세계적 대회를 유치함으로써 자전거에 대한 국민 인식 전환은 물론 관련 산업으로의 인구를 유입 시킴으로써 자전거는 지금의 레저와 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고 활성화되었다고 판단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로 본다면, 한편으로는 시설과 환경 구축은 관련 산업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견인차가 될 수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종목이 같은 결과는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오랜 기간 우리는 사회적으로 꾸준히 지원하는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에게 외면 받거나 인기를 잃어가는 종목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 한강수상스포츠센터 : 2024년 8월 시범운영을 거쳐 시민들에게 제공될 서울의 종합수상스포츠 시설

요트와 같은 해양 콘텐츠의 경우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인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해양 산업에 필요한 사회적 인프라 구축에는 들어가는 소요 시간 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더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 거북섬 마리나: 시흥시 시화호 내 마련되어 2024년부터 운영이 예정된 신규 마리나 시설


많은 성공한 레저 스포츠 종목의 발전 과정에서 보이는 공통의 구성 요소를 보면, 처음은 전문(엘리트) 선수 시장에서 부터 시작되거나, 혹은 생활 스포츠로서 활성화되는 것이 어떠한 종목이 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는 일반적인 유형이 된다.
그런 후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 공공기관, 지역자치단체 및 국가 등이 각종 대회 개최 또는 유치 등이 이루어지며 해당 종목 행사 진행이 관련 산업의 중심이 된다. 이러한 행사를 계기로 만들어진 사회적 이슈는 대중적 관심을 발생 시키며 이는 현장으로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게 되면서 흥행 사업으로서 관객 시장 형성과 동시에 TV나 미디어를 통한 시청(관람) 시장이 형성된다. 


▲ 부산슈퍼컵요트대회 전경 : 바다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경기 관람이 쉽지 않은 요트대회


이렇게 미디어를 통해 더욱 크게 확장된 시장의 영향력과 규모로 인하여 기업의 광고 및 홍보 활동에 대한 수단으로서 다양한 마케팅 비용이 산업으로 유입되게 된다. 물론 자체 수익 사업만으로 해당 산업이 유지되는 경우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극히 드문 상황이며 대부분 기업과 같은 단체의 마케팅 활동 수단으로서 유입되는 비용이 산업 규모를 규정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럽게 그 종목을 희망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영향을 주게 되며, 다시 전문(엘리트)선수 시장으로 인력이 유입되거나, 생활 체육 속으로 스며들며 관련 종목에 소요되는 제품 시장도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종목이 선순환 생태계 구조를 가지고 유지하기 위해서 그 종목이 가지고 있는 자체 힘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변화되는 시장 구조나 소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전문 단체와 함께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은 스포츠 종목에 대한 소비 시장의 규모가 충분하다고 할 수 없기에 각각의 종목이 서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어려움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해양 레저 스포츠. 우선, 순차적이며 상호 연결된 선순환 구조의 성장 곡선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내부 조직의 역할을 세분화하고 대중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특정 업무는 외부의 전문 조직과 협업이 될 수 있도록 구조적인 수익률 배분에도 정비가 필요할 것이다.

해양 스포츠 단체의 종사자는 대부분 선수 또는 선수 출신, 클럽 운영자, 선주 이거나 선각자와 같은 사업가나 개발자이다.
종목의 정비를 위해서는 기존 전문 구성원(선수, 선수 출신, 감독, 선주, 선구자, 매니아, 개발자, 관련 산업 기업인)들로 이루어진 현재 조직이나 구성원이, 이후 만나게 될 대중(소비자)시장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해 냉정히 판단해 보아야 한다.

이들은 자신이 속해 있는 산업에 대하여 누구보다 강한 애착이 있다. 하지만 이후 산업이 성장하면서 만나게 될 대중(소비자)시장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오히려 대중들에게 자신들이 속해 있는 산업의 특성이나 예외성에 대하여 설명하고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대중(소비자)에게 해양 콘텐츠를 전달해 줄 매개체 역할의 단체, 미디어와 같이 지극히 상업적인 채널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이러한 생각에 대하여 반문이 든다면,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된 타 종목이 대중(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고 또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얼마나 큰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살펴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다양한 프로 종목이 서로 경쟁하며 대중들로부터 사랑 받고 있는 시점에서, 아직 대중화되지 못한 해양 종목이라면 스스로 직접 대중과 소통하기 보다,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능력 있는 단체나 전문기관의 유입 또는 산업의 생태계 내부 상생 관계로 만들어 가는 것이 현명한 대처 방법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기존 단체나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가치에 대한 권리나 권한 또는 수익 배분에 대한 양보가 필요할 수 있다. 전문 마케팅 단체나 미디어 조직은 지극히 상업적이며 이윤 추구에 대한 목적성이 강한 단체이다. 해양 산업에서 그들의 노력에 대한 안전한 수익을 보장 받지 못한다면 함께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 김포아라마리나 : 수도권 최대 마리나 임에도 불구하고 선석 확보가 쉽지 않은 한국의 마리나 현황


해양 단체가 현재와 같이 국가적 지원에 의존한 자기 주도적 성장 방법을 유지한다면 그리고 해양 산업 발전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만을 대중에게 어필하며 접근한다면 소비자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물론 해양에 대한 이슈는 뉴스성(사회적 가치)이 높다. 그 반면 대중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이벤트성(흥행성)이 높다고 판단 하기 어렵다. 결국 천우신조의 기회가 있지 않는 한 해양 콘텐츠의 개발 가능성과 가치는 인정하지만, 국민의 적극적 참여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성공한 여타의 프로 종목들도 매년 자신이 보유한 시장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대중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흥미를 더하기 위해 과감하게 경기 규칙을 변경 하기도 하며, 팀과 선수는 팬들을 위해 우스꽝스런 옷을 입고 퍼포먼스 하기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산업에 포함된 선수나 중요 직책에 있는 사람은 공인으로 엄격한 도덕적 행동 규범까지 적용 받고 있다.


▲ 부산수영만 : 부족한 마리나 시설 확보를 위해 2024년부터 재개발에 들어가는 부산수영만의 마리나 시설


해양 산업은 과연 머지않은 미래에 만날 일반 대중과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일까? 그리고 타 종목과의 경쟁에서 자기만의 시장을 만들어 갈 힘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결론이 앞선다. 너무 비관적 견해라 판단할 수 있지만, 현실은 우리가 생각보다 더 냉혹하다. 생활 문화로서 정착하기 위한 해양 스포츠 시장은 특히 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유행과 사회적 변화에 민감하며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이슈로 인해 한순간에 대중에게 버림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장 순서로 보면 해양 레저 스포츠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 구축 시점은 대중적 관심을 받는 시기이거나 그 후에 진행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지금 당장 마리나 시설 몇 군데 더 들어선다고 해서 그리고 배 몇 척 정박시킬 곳이 늘어난다고 해서 산업이 정착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 산업은 미래를 꿈꾸며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 가고 있다. 이는 과거 우리 사회가 타 산업의 성장에서 얻는 경험으로부터 배운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 어느 사회든 필요성과 미래 가치를 안다고 해서 미리 준비하거나 구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 한국은 해양 산업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고 또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사회적 조직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고 또 그렇기에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해양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 진짜 중요한 시점은 바로 지금이다. 현재 주어진 기회를 바탕으로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한 번 더 내부적 또는 외부적으로 스스로 검토하고 진단해서 이후 만나게 될 진짜 대중 시장에 대하여 준비하고, 타 종목과 경쟁에서 자신만의 먹거리를 지킬 수 있도록 소비자와의 소통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국민이, 소비자가 그리고 대중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해양 콘텐츠가 해줄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방송, 미디어, 마케팅, 광고, 홍보 전문 조직과의 협업과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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