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어(歸魚) 기획취재 - 교육기관 소개 ‘경기귀어학교’
귀어! 내 삶의 전환? 단계별 배우며 준비하기
‘귀어.歸魚’ 최근 미디어를 통해 어렵지 않게 들어 볼 수 있는 말이 되었다.
흔히 도심에서 살던 사람이 어촌으로 자신의 생활 터전을 옮겨 가는 것이라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귀어’라는 말은 일상에서 빈번하게 볼 수 있는 거주지 이전이나 생업 및 생계 전환과는 다르게 어떠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또한, 직장인이 퇴직 후 자영업을 개업하거나, 꿈꾸어 왔던 자신의 목표를 향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과도 사뭇 다른 느낌이 있다.
어촌 이외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에게 ‘귀어’의 의미는 단순 거주지 이주만이 아닌 삶과 생업 전환은 물론, 함께하는 가족의 생활 터전도 변화되기 때문일 것이다.
● 귀어업인 농어촌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어업인이 아닌 사람이 어업인이 되기 위하여 농어촌 지역으로 이주한 사람으로서 아래의 요건을 모두 갖춘 사람 ▶ 농어촌지역으로 이주하기 직전에 농어촌 외의 지역에서 1년 이상 「주민등록법」에 따른 주민등록이 되어있던 사람이 어업인이 되기 위하여 농어촌지역으로 이주한 후 「주민등록법」에 따른 전입신고를 한 사람 ▶ 어업인에 해당하는 사람 ( 단, 이 지침에서는 어업경영하지 않고 있더라도, 익년도까지 본 자금으로 창업할 자는 어업인으로 봄) ● 재촌비어업인 농어촌지역에 거주하면서 어업을 경영하지 않는 자 <자료발췌:귀어귀촌지원센터> |
최근 한국은 ‘귀어’ 촉진을 위해 다양한 장려 활동을 펼치고 있다. 거주지 이전과 생업 전환이라는 개인 삶의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제도적 지원하고 있다는 것은 ‘귀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얻어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 경기귀어학교 학생들이 무인도 갯벌에서 낙지잡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심각한 인구 노령화(*)와 감소를 맞고 있다. 더욱이 인구의 50.8%(2천6백만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실정이다.
*노령화 : ‘24년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9.2%로, 향후 계속 증가하여 ’25년에 20%, ‘36년에 30%, ’50년에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됨
전체적인 인구감소와 함께 도심으로의 주거 지역 몰림은 수도권 이외 지역사회 인구감소와 이에 따른 지역소멸을 더욱 촉진하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어촌지역의 수산업은 인구감소, 노령화 이외도 환경 변화로 인한 어획량 감소 등의 추가적 이유가 더해져 복합적인 어려움을 더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인구 감소 지역 지원 특별법’까지 만들어 지역 인구 소멸에 대응하고 있다.
인구감소지역 지정 (89개) / 인구 감소로 인한 관심지역 (18개소) ▶ 관심지역 18개소 : 대전 동구, 인천 동구, 부산 중구, 부산 금정구, 광주 동구, 경남 통영시, 강원 강릉시, 강원 동해시, 대전 중구, 경북 경주시, 경남 사천시, 경북 김천시, 대전 대덕구, 강원 인제군, 전북 익산시, 경기 동두천시, 강원 속초시, 경기 포천시 <자료 : 행정안전부 2024.12> |
▲ 경기귀어학교 학생들이 꽃게잡이 통발 어선에서 견학과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귀어?’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되었고, 자기 삶의 전환을 단계에서 누구나 계획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란 쉽지 않고, 실패할 경우의 삶이 지게 되는 ‘리스크’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혼자 보다는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인구, 지역, 노령화, 산업 붕괴 등 여러 이유로 ‘귀어’를 장려하는 정책과 교육기관이 마련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귀어를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교육기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국에는 ‘귀어귀촌지원센터’와 ‘귀어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귀어귀촌 종합센터’는 인천, 전북, 전남, 강원, 경북, 경남, 제주 지역에 7개소가 운영 중이며, ‘귀어학교’ 또한 전국에 8개소(경기, 강원, 전남, 경북, 경남, 인천, 충북, 충남)가 운영하고 있다.
‘귀어’는 단순히 직종의 변화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터전과 삶의 조건, 노령화와 인구감소 그리고 수산업 전체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개념이 작용하고 있다. 단순하게 결정하고 실행에 옮긴다면, 마치 어린 학생이 “나는 먼 미래에 의사가 될 거야!”라 말하는 것과 같이 추상적 계획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많은 것을 알아보고 또 경험한 뒤 자신에 맞는 지역과 세부 업종을 찾아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
수도권 지역에 운영되고 있는 ‘경기귀어학교’의 경우 대한민국 전체인구의 50%가 넘는 수도권 도시인 대상으로 귀어에 대한 정보전달과 교육 진행을 통해 ‘귀어’를 결정한 사람들의 교육과 정착을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 경기도 안산시에 소재한 경기귀어학교(좌), 2024귀어귀촌한마당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모습(우)
특히, 귀어 시 종사할 수 있는 수산업 업종에 대한 교육은 물론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기본 기술과 자격(선박조종면허, 스킨스쿠버자격, 지게차, 포크레인 등) 그리고 세부 업종에 대한 실무를 체험할 수 있도록 운영하며 수도권 거주 ‘귀어’ 대상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수도권 인구를 대상으로 귀어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경기귀어학교’는 ‘경기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소장 김성곤)’에서 운영하는 귀어교육 기관이다.
‘경기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는 경기도 내 바다와 내수면에 대한 연구사업과 바다에 대한 조사 그리고 어업인에 대한 지도, 새롭게 어업을 계획한 사람 대상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 (해양수산자원연구소) 교육시설을 소개하는 김성곤 소장
특히, ‘경기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은 양평에 내수면 연구팀이 있으며, 안산지역에는 갯벌 연구팀과 수산물 안전팀, 수산기술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어 ‘귀어’를 계획한 사람들에게 수산업 분야에 대한 전문 기술 교육 진행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경기도귀어학교’는 ‘경기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 시설 내에 운영되고 있으며, 귀어에 대한 이론교육에서부터 현장 실습 교육 그리고 어촌생활 정착에 필요한 사항까지 지원하고 있다.
주요 성과로 기관의 귀어 교육은 2022년 10월 시작해 만 2년간 96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그중 26명이 귀어를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도권 인구에 비해 전체적으로 많은 인원 ‘귀어’를 했다고 할 수 없지만, 배출 인원의 23% 정도가 교육기관을 통해 귀어의 길을 걸어가고 있으며, 교육 이후 중장기적으로 귀어를 할 사람들까지 고려한다면 그 비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 예상이 된다.
▲ 인터뷰 : 경기귀어학교 (해양수산자원연구소 김성곤 소장)
‘경기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 김성곤 소장은 인터뷰를 통해 “경기도 귀어학교는 수산업 관련 기초 이론교육과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어선어업 및 양식어업에 대한 경험을 선배에게 듣고,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아울러 선박조종면허, 스킨스쿠버자격증, 지게차, 굴착기 등의 교육도 진행하고 있습니다.”라며 귀어에 필요한 이론, 정보, 실무, 자격에 대해 포괄적 교육이 진행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 귀어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스킨스쿠버와 동력수상조종면허 교육을 받는 교육생
김 소장은 ‘경기귀어학교’의 장점에 대하여 “다른 교육기관에서는 어선업이나 양식업 중심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여러 분야의 어선어업과 내수면 해면 등에서의 진행되는 다양한 양식업에 대하여 교육생이 희망하는 곳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여건을 마련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라며 교육생들이 자신의 여건에 맞는 어업 분야를 찾을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는 설명을 했다.
또한, ‘경기귀어학교’를 통한 귀어 성공 사례 질문에 “경기도에서 귀어하신 분들끼리 백미리 지역 마을 자율 관리 공동체라는 단체를 만들어 세꼬막 양식을 통해 1인당 1억 이상의 소득을 올린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선행 귀어인들이 겪었던 지역사회와의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지역사회에 적응하기는 굉장히 힘든 부문이 있습니다. 그러한 문제의 최소화를 위해 해수부와 지역자치단체에서는 어촌계 가입이나 귀어인이 어촌계의 지접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사회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며 교육 수료 후 귀어 단계의 어려움에 대한 문제 해결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경기귀어학교에서 귀어에 필요한 수산업 분야 이론 교육을 받고 있는 교육생
‘귀어교육’은 그 대상이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도 있지만, 최근 들어 젊은 층에서도 어업 기반으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귀어’를 선택한 젊은 세대를 위해 올해 10월부터 월 단위 기회 수당 지급하고 있으며, 국비지원사업으로 월 100만원 가량의 청년어촌정착지원비 등을 마련하여 지원하고 있다.
▲ 경기도 지역 소재 내수면 어선어업 현장 학습을 체험하는 교육생
추가적인 지원에 대하여 김 소장은 “귀어인의 집이라고 해서,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라며 상대적으로 사회적 기반이 좁은 젊은 세대의 ‘귀어’에 대한 선택과 현지 정착을 돕기 위한 노력을 설명했다.
▲ 경기도 지역 소재 뱀장어 양식 어업 현장 학습을 체험하는 교육생 (정일수산)
현재 인구의 노령화, 도심 인구과밀, 지역 인구의 감소 그리고 수산업 축소라는 사회적 문제에 맞물려 ‘귀어’를 장려하는 사업이 추진 중이다. 그렇기에 ‘귀어’는 인생 제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 세대나 인생을 도전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귀어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많은 정보와 정책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귀어’는 이전 보아왔던 일반 창업과 달리 자기 삶의 터전에 변화를 주는 것이고 나와 가족의 생활에 변화를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러한 문제와 어려움은 혼자 해결하기보다, 전문기관인 ‘귀어학교’를 통해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경기귀어학교’의 교육은 무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만 18세 이상 65세 미만인 비어업인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하다. 관련 정보는 ‘경기귀어학교’ 홈페이지(https://ggsealife.co.kr/sk) 또는 문의 전화 (경기도 귀어학교 /031.8008.8363)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취재 : 김인숙 / 촬영.편집:이기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