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3) 귀어(歸魚)기획취재 – 경기귀어학교.현장체험과 성공의 조건
해면 및 내수면 그리고 채집과 양식업 등 어업 체험과 귀어 성공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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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어(歸魚)’ 유형은 다양하다. ‘귀어’를 위한 지역 선택지 또한 다양하다. 그리고 어촌 생활은 직접 어업만 있는 것도 아니다.
고기(어류)를 잡는 일이 있다면, 가공이나 유통 및 판매도 있다.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어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K-김’으로 수출 효자 종목이 된 해조류에서부터 양식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종의 해산물이 있으며, 또 서해 갯벌에서는 각종 패류와 낙지 등 귀어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많은 종이 존재한다.
초기 투여되는 비용 규모도 다양하다. 대규모 시설이 필요한 업종도 있고, 선박을 구매하거나 해당 분야 종사를 위해 특정 허가가 필요한 것도 있다. 반면에 마을 어장에서 맨손 어업이나 패류 채취와 같이 비교적 단순한 것도 있다.
물론,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은 없을 것이다. 어떤 일이든 다년에 걸친 경험과 지난 세월 변화무쌍한 자연환경 속에서 터득한 방법이나 기술도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어촌이라는 환경 속에서 만들어진 지역공동체 생활에 대한 이해와 지역민과 함께하려는 노력도 있어야 할 것이다.
▲ 어업 현장 교육전 실내에서 이론을 배우고 있는 '경기귀어학교' 교육생
‘경기귀어학교-경기도 해양수산자원연구소(소장 김성곤)’에서는 ‘귀어’를 위해 입교한 교육생들에게 현장 경험과 실무 체험을 위한 다양한 현장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6주간 운영되는 교육 중 3주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여 귀어에 필요한 현장 방문과 체험 그리고 해당 분야 어업인들로부터 귀어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교육기관이 속해있는 경기도는 내수면과 해면 모두 어업 활동이 활발한 곳으로, 지리적으로 서해의 갯벌과 조수간만 차에 따른 어업 활동은 물론 어선어업도 활발한 지역이다.
또한 2,000만이 넘는 수도권 인구가 접해있는 지역으로 해변을 따라 어촌관광도 형성되어 있어 ‘귀어’를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어촌 생활에 대해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곳이다.
< '조언' : 현장에서 듣는 ‘귀어’의 성공 조건 >
▶ 탄도항 어선어업 ‘꽃게 통발 조업’
▲ (위) 꽃게잡이 통발 어선업 '선감호' 김정근 선장, ▲(아래) 조업 장면
‘제3 선감호 (선장 김정근)’은 새벽 2시 탄도항을 출발해 통발로 꽃게잡이 어선어업을 하고 있다.
이날 조업에 함께한 ‘귀어’학교 학생들에게 선장은 “어선어업의 경우 경험이 필요하다. 처음 2~3년 정도 경험을 쌓은 후 작은 배에서부터 시작한다면 그리고 본인이 열심히 한다면 바다는 그만큼 보상해 준다.”설명했다. 그리고 ‘귀어’를 위한 성공 조언에 대하여 “바다는 자기만 부지런하면 얼마든지 벌 수 있으니, 노력만 하면 될 겁니다.”라며 귀어에 대한 성공은 특정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이 우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양식업‘뱀장어’-경기도.여주 정일수산
▲ (위) 뱀장어 양식-정일수산 정찬섭 대표, ▲(아래) 시설 견학 및 조언을 듣고 있는 교육생
여주 뱀장어 양식 정일수산(대표 정찬섭) 정 대표는 사업장을 찾아온 ‘귀어’ 교육생들에게 양식사업을 위한 초기 준비에서부터 양식장 설비 그리고 양식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와 경험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귀어’에 대한 조언으로 “처음부터 너무 크게 계획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기술부터 배워가야 합니다. 그리면 결과 또한 좋아지게 됩니다.”라며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작은 것에서부터,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교육생들에게 말했다.
▶ 내수면 어선어업-경기도.양평‘다슬기’
▲ (위) 김남성 양평어촌계장, ▲(아래) 내수면 어업 현장 실습 장면
경기도 양평에 소재한 내수면에서 어선어업을 통해 다슬기 채취하는 양평어촌계(어촌계장 김남성)에서는 방문한 교육생들에게 내수면 어업에 대한 특징과 이에 필요한 선박 및 설비 그리고 조업 방법 등에 대한 현장 교육을 진행했다.
김남성 어촌계장은 ‘귀어’를 위한 조언으로 “우선, 어촌계와 같은 해당 지역공동체와 잘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잘 모르는 상황이더라도 더 안전하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 공동체 활동이나 사업이 있다면 본인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더 좋을 수 있습니다.”라며, ‘귀어’를 통해 소속될 지역사회와의 융화가 중요하다는 설명을 했다.
▶ 갯벌 채취 (낙지 및 패류) - 경기도 화성 . 백미리어촌계
▲ (위) 김호연 백미리어촌계장, ▲(아래) 갯벌 낙지잡이 및 패류 채취 교육
어촌 지역공동체 운영을 통한 활성화 효과로 귀어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경기도 화성 백미리(어촌계장 김호연)에서는 갯벌 어업을 통한 낙지와 패류 채취에 대한 체험과 교육을 진행했다.
백미리 김호연 어촌계장은 ‘귀어’에 대하여 “어촌에 오면 어민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이 이전의 삶에 대한 부문이 생각이나 생활 습관에 남아 있어서, ‘귀어’를 해도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라며, 이전 ‘귀어’인들이 현장에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하여 설명했다.
또한, “어촌 지역사회는 도시와 달라서 마을 청소, 도로 정비, 공공시설의 관리 등 많은 일들을 지역공동체가 함께해 나가야 하는데, ‘귀어’하시는 분들이 처음에 그런 일들에 솔선수범하고 동참하는 것을 잘 못합니다.”라 설명하며, ‘귀어’를 위해서는 어업의 기술이나 숙련도 보다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삶이 선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했다.
▲ 현장에서 실무 교육 및 체험을 하고 있는 경기귀어학교 교육생 (도리도 앞 갯벌)
‘귀어에 대한 조언?’ 사람마다 계획하고 있는 지역, 세부 업종, 규모와 개인적 배경이 다르기에 그 특성과 배워야 하는 기술도 서로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귀어’를 선행한 사람들 그리고 현재 어촌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조언’에는 ‘서두르지 말고’, ‘꾸준하게’, ‘작은 것부터’, ‘열심히’, ‘주변 사람과 함께’라는 공통적인 내용이 있다.
‘서두르지 말고’, ‘꾸준하게’, ‘작은 것부터’, ‘열심히’, ‘주변 사람과 함께’, 이러한 말은 그간 도심 속 경쟁의 직장생활, 개인사업, 상업활동을 하던 사람이라면 기본으로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초적 내용이 ‘귀어’를 위한 현장 교육에서 공통 이슈로 거론되는 걸 보면, 아마도 현실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귀어’ 대상자는 이전 도심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이다. 만약, 도시에서의 생활이었다면 같은 업종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 상대보다는 빠르게, 그들과는 차별화된 그리고 더 좋은 서비스와 제품을 추구하는 그러한 삶을 살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귀어’를 통해 살아가게 될 지역사회는 같은 업종 같은 일을 한다 해도, 경쟁하는 삶 보다 함께하는 삶의 범위가 더 많은 구조를 이루고 있다.
아마도, ‘귀어’를 하려 한다면 해당 분야의 기술과 경험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에 우선해 오랜 시간 습관이 되어버린 ‘더 빠르게’, ‘남들과는 다른’, ‘앞선 기술’등과 같이 경쟁적 기준을 내려놓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기귀어학교’의 교육은 무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만 18세 이상 65세 미만인 비어업인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하다. 관련 정보는 ‘경기귀어학교’ 홈페이지(https://ggsealife.co.kr/sk) 또는 문의 전화 (경기도 귀어학교 /031.8008.8363)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취재: 김인숙 / 촬영.편집: 이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