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코리아나.KOREANA- 국내 유일 범선, 배 한 척이 가지는 가치

- 12척의 배 이야기 - 첫 번째, 한국 유일의 범선 ‘코리아나-KOREANA’
- 정 선장 “바다는 매일 새롭다! 한번 도 같은 항해가 없다.”
- ‘코리아나’호 처음 본 순간 “이건 내 배다!”

- 12척의 배 이야기 - 첫 번째, 한국 유일의 범선 ‘코리아나-KOREANA’
- 정 선장 “바다는 매일 새롭다! 한번 도 같은 항해가 없다.”
- ‘코리아나’호 처음 본 순간 “이건 내 배다!” 




인간이 바다를 항해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 그리고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종류 또한 그 수를 세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다.
선박과 항해 기술의 발전은 오랜 세월 인류 발전과 함께해 오고 있다. 선박 기술 분야도 내연기관의 발전과 최근 신에너지 활용 및 첨단기술의 도입이 있었다.
하지만, 바람을 이용한 세일링 기술은 여전히 수천 년 인간 역사에서 변함없이 활용되고 있는 항해 기술이다.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개최되는 여수시 소호 마리나에는 수십 미터 높이의 마스트(돛대) 4개를 높이 세우고 있는 한국 유일 범선(Tall ship) ‘코리아나-Koreana*’호가 정박 되어 있다.


< KOREANA >
4-Masted Schooner Rig (Total of 11 sails)
International Tonnage: 135 G/T, Domestic Tonnage: 82 G/T
LOA (Length Overall): 40m, Beam: 7m
Draft: 3m, Air Draft: 30m
Displacement: 200 tons
Total Capacity: 72 persons included

 


▲ 여수시.소호 마리나에 정박되어 있는 범선 코리아나(KOREANA)호


코리아나의 주동력은 11개의 대형 세일로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는 대형 범선이다. 전장 40미터로 수면에서부터 제일 높은 마스트(돛대)의 높이까지가 30m나 되며, 전통적인 가로(사각) 돛(Square-rigged)과 세로(삼각) 돛(Fore-and-aft rigged)을 가지고 있다. 물론 항해의 방식도 전통적 세일링이 가능한 국내에서 유일한 ‘B 클래스*’ 급 범선이다.


<범선(Class) 분류 기준>
Class A → 40m 이상, 대형 범선 : 대형 훈련 범선(크루즈형), 바크(Bark), 바컨타인(Barquentine)
Class B → 40m 미만, 전통 범선 (사각돛 사용)전통적인 목조 또는 철제 범선 포함
: 작은 바크, 브리건틴(Brigantine) 등
Class C → 40m 미만, 모던한 요트(사각돛을 사용하지 않음, 스핀네이커 사용 가능)
Class D → 40m 미만, 모던한 요트(스핀네이커 사용 불가)



▲ 참고: FAR TAST TALL SHIP REGATTA 2018.09 (사진.제공=한국범선협회)

‘코리아나호’는 ‘사단법인 한국범선협회’ 정채호 회장이 선장으로 선박에 대한 운항과 관리 그리고 운영하고 있다.


‘정채호 선장*’은 한국요트 1세대이다. 1982년 한.일요트교류 행사 참가를 계기로 요트에 입문하게 되어, 40년이 넘는 기간 한국요트 분야 선수양성과 함께 해양 레저.스포츠 산업 분야의 발전사에 함께 해 오고 있다.
정 선장은 한국에서의 범선 축제 개최는 물론, 현재까지도 ‘코리아나(Koreana)’호를 타고 러시아, 일본, 중국은 물론 세계적 범선대회나 축제를 참가하며 한국에 대한 홍보 활동과 국가 간 교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도 매년 범선을 활용한 청소년교육과 한국의 섬을 활용한 해양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해양 산업과 관련 문화 발전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정 채 호 선장>
사단법인 한국범선협회 회장
민선초대 여천시장
범선 코리아나 선장
거북선 연구소 소장
한국 노진흥연구소 조장
전라좌수영 성역화사업 추친쥐원회 위원장
여수국제 범선축제추진위원회 위원장
국제 해양도시연구원 회장 

 


▲ 범선대회. 정재호 선장 모습 (사진.제공=한국범선협회)


최근 한국은 국가적으로 해양산업, 특히 해양레저분야 산업에 대한 활성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국가 주도 마리나 항만 개발과 대형 크루즈 선박의 한국방문 유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관련 분야 기술도 매년 새롭게 변화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배경에는 한국은 3면 이 바다이고, 유인도 무인도를 합해 3,300개가 넘는 섬을 보유한 해양 환경을 가지고 있으며, 산업적으로나 우리의 생활 문화적으로 해양과 섬은 자원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인식의 변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코리아나’호는 바람으로 항해하는 옛 방식의 세일링 ‘범주선’이다. 이러한 방식의 선박은 근대에 들어서며 내연기관의 발전과 함께 그 사용이 줄어 현재는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희귀 선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바다를 동경하고 바다로 나가고자 하는 사람은 커다란 대형 범선에 바람을 맞고 있는 흰 돛을 본다면 아마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거와 달리 바람 힘만으로 항해하는 ‘범주선’은 더 이상 해양 산업의 주력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 존재나 배와의 만남 또는 배를 타보는 체험만으로 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 해양 산업에서는 ‘코리아나-KOREANA’호가 바로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네덜란드에서 제작된 ‘코리아나’호는 94~95년 한국에서 재건작업(Reconstruction*)을 통해 현재까지 ‘한국범선협회’ 정채호 회장이 선장으로 선박을 운영하고 있다.
정 선장은 ‘코리아나’호가 한국에서 운영된 30년의 세월 동안 관련 법령에 따른 리핏(Refit**) 작업과 레트로핏(Retrofit***) 작업을 진행했지만, 최대한 배가 가지고 있던 처음 모습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 재건작업 ( Reconstruction ) : 노후된 선박을 대대적으로 재건하는 과정
(**) 리핏 (Refit) : 내부 인테리어, 전자 장비, 기계 시스템 업그레이드
(***) 레트로핏(Retrofit) : 기존 선박에 새로운 기술이나 장비를 추가하는 개조 작업


▲ 선박의 초기 모습을 유지 하고 있는 ‘코리아나’호


정채호 선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리아나’호에 대한 삶과 배 이야기 그리고 범선‘코리아나’호가 가지는 의미와 이후 운영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1) 바다는 매일 새롭다! 한번 도 같은 항해가 없다.

82년 ‘한.일교류’로 부터 시작된 정 선장의 요트인으로의 삶은 10년 후인 90년대 초 ‘코리아나’호를 만나면서 또 한 번 전환기를 맞게 된 것이다.


▲ 인터뷰를 하고 있는 한국범선협회 회장 정채호 (코리아나 선장)

< 요트는 언제부터 시작하셨나요? >
82년 8월이니까, 거의 40년이 넘는 것 같습니다. 한 42년 정도 됐습니다.
그때는 요트를 타는 사람이 거의, 요트를 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 선장님의 삶에서 요트가 가지는 의미가 있다면? >
저에게 요트는 자연과 함께, 삶에서 자신의 철학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좋은 스포츠입니다.

< ‘코리아나’호 선장으로서의 보람이 있다면? >
자라나는 청소년이나 일반인들에게 세일 보트(범선)에 대하여 알려주고, 한국요트 분야 해양 레저.스포츠에 대한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 코리아나에서 항해 교육받는 청소년과 일반인(사진.제공=한국범선협회)


< 오랜 세월 ‘코리아나’호의 선장을 하면서, 선장으로서 중요한 것이 있다면? >
모든 책임이 선장에 있습니다. 안전한 항해는 물론, 경제적 운영을 해야 합니다. 물론 품위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특히, 교육받는 학생들에게 기술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인품과 같은 품위 그리고 바다에 대한 예의를 함께 가르쳐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 바다, 항해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
바다는 매일 새롭습니다. 한번 도 같은 환경의 항해가 없습니다. 그때마다 자신 스스로 배운다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항해할 때면 새로움을 배우고 있습니다.


▲ 요트대회에서 관람정으로 일반인에게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코리아나’호


< ‘코리아나’호를 활용한 이후 계획이 있다면? >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바다에 대한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리고 한국이 해양 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운영 방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 한국 해양레저.스포츠 산업에 의견을 주신다면? >

우리나라도 이미 해양 시대, 요트 시대가 왔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제도가 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책임 있는 기관에서는 제도를 보완시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날개를 달아 주어야 할 것입니다.


▲ 각종 범선대회 참석한 ‘코리아나’호 (사진.제공=한국범선협회)



(2) 코리아나와 첫 만남 “처음 본 순간 내 배다!”


‘코리아나’호와 같은 대형 범선을 개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경우는 드문 사례이다.

선박 구매비용이나 도입 과정 그리고 무엇보다 유지와 관리상의 어려움이 많기에 개인이 감당하기는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네덜란드에서 제작된 ‘코리아나’호가 한국에 재건작업(Reconstruction)을 위해 들어 왔을 때,정 선장은 지인이던 한국해양대학교 교수로부터 소개받아 처음 본 ‘코리아나’호, 정 선장은 처음 본 순간 ‘이게 내 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하며, ‘코리아나’호와의 첫 만남을 기억했다.

< 코리아나에 대한 소개? >
...(전략: 인터뷰 영상 참고)...
주동력은 ‘돛’이고, 범주 훈련정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니까 ‘코리아’, 그리고 배를 여성으로 지칭하기에 여성 명사를 사용해 ‘코리아나’ 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습니다.

...(중략: 인터뷰 영상 참고)...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범선이라는 것은, 모양뿐 아니라 세일링 돛을 활용해 항해가 가능한 대형 범선 중에서 세계적인 범선 축제나 대회의 참가 기준에 적합한 유일한 배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딱! 보고 “아~ 이 배는 내 배입니다”, 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 배의 선수에 ‘KOREANA’라 선명이 새겨져 있다.

< 유지, 관리 및 운항의 어려움에는 어떤 것이? >

비용 생각을 하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운항에 따른 유류비용이나 인건비 그리고 관리나 검사를 위한 상가 비용 등, 그리고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대형 범선에 대한 관련 법이 없다 보니 운영에 있어 행정적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렇다 보니 하나하나 관문을 통과해 가며 운영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 ‘코리아나’호 같은 대형 범선이 있으면 좋을까요? >
해양 산업 분야 최고 국가로 발전한 한국의 국격에 맞추어 대형 범선이 도입되는 것이 당연히 좋은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바다로 나아갈 수 있는 길잡이로서 활용되어 질 수 있도록 대형 범선이 한국에 도입이 되었으면 합니다.

< ‘코리아나’호와 같이 항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동방경제포럼’에 초청받아 참가했습니다. 그 대회에서 ‘B’클래스에서는 1위를 하고, 전체 종합순위는 2위를 했습니다.
대회에는 한국의 이낙연 국무총리, 러시아에서는 푸틴 대통령,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 중국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참석했는데, 많은 축하를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 현재 운항은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해외도 자주 가시는지? >
외국 같은 경우는 러시아, 중국, 일본...특히, 일본 같은 경우는 자주 방문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독도, 울릉도, 제주도 등 국내 주요 항로를 다니고 있으며, 지역에서는 ‘명품 섬 항해’라는 이름으로 거문도, 연도, 선죽도, 욕지도, 백도 등 주변 아름다운 섬을 중심으로 항해하고 있습니다.

< ‘코리아나’호 향후 운영 계획이 있다면? >
앞으로 ‘코리아나’호가 우리나라 해양 문화 발전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희망하고 있고 저 또한 관련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더 잘하실 수 있는 분이 계신다면, 그리고 그런 분이 원한다면 ‘코리아나’호의 다음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물려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인생이 그렇습니다. 모험에 도전하고 성취를 느끼고, 자기 인생에 대해 배워나가는 것이 항해라 생각됩니다.


▲ ‘코리아나’호를 운항하고 있는 정채호 선장

30년 넘는 기간 개인이 대형 범선을 유지하고 운영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운항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과 비용까지 동반되는 상황이라면 정채호 선장의 말대로 “매번 어려움의 관문을 지나간다는 생각으로….”, 어려움 속에 운영이 되어 왔을 것이라 짐작된다.

배 한 척이 가지는 의미가 어떻지는 평가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리 사회는 국제적으로 평화와 교류를 논할 때, 서로의 공통 관심이나 소재를 활용해 협력과 교류를 상징화하거나 교류에 필요 동기로 삼기도 한다.
중국은 세계인이 사랑하는 ‘판다 곰’을 활용한 국가 간의 교류를 하고 있으며, 과거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에서는 ‘풍산개’ 한 쌍을, 답례로 한국에서는 ‘제주개’ 한 쌍을 보낸 적 있다.


▲ 범선대회 참가해 국제 교류 활동하는 ‘코리아나’호와 정채호 선장 (사진.제공=한국범선협회)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동방경제포럼(Eastern Economic Forum)’에 러시아 대통령, 일본 총리, 중국의 주석 등, 각국 정상이 참석해 나라별 범선 항해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은 아마도 공통의 관심사인 영해와 배를 활용한 선의의 경쟁을 동기로 하여 상호 교류를 이끌기 위한 국가 외교적 활동이었을 것이다.

‘코리아나’호, 배 한 척이 가지는 의미는 개인에게는 꿈이나 여가 활동일 수 있고, 산업에서는 상징적 존재가 될 수 있으며, 교육 차원에서는 해양 산업 성장을 이끌어갈 인력 유입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더 크게는, 나라 간 교류를 논하려 할 때 그 이유나 동기가 될 어 줄 수도 있다.
특히, 한국은 ‘반도’ 라는 복잡한 지리적 위치에 놓여 있는 나라다. 한국의 지리적 특징은 사상에 대한 문제, 역사에 대한 문제, 해역에 대한 문제와 더불어 복잡한 정치 문제까지, 다양한 외교와 교류가 기반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 국내 해양 관련 다양한 행사에서 활약 중인 ‘코리아나’호 (사진.제공=한국범선협회)

‘코리아나’호는 단순히 배 한 척의 의미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에게는 꿈과 희망을 줄 수 있고, 해양 산업에서는 상징적 존재가 될 수 있으며, 국가적으로는 복잡한 국제관계 속 교류와 화합에 대한 동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유일 범선(Tall ship) ‘코리아나’호의 오랜 항해를 기원하며, 더 나아가 한국에도 멋진 대형 범선이 많이 들어와 해양 산업의 성장과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기획.취재 김인숙 / 촬영.편집 이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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