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 코너스(Four Corners)’라는 제목으로 4인 4색의 디자인 작품과 철학 조망
북유럽 디자인 강국 스웨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디자이너 4인이 한자리에 모인다. <포 코너스: 스웨덴의 한국 디자이너들>(이하 ‘포 코너스’)이라는 제목으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자동차, 의류, 제품, 그래픽 디자인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장해 가고 있는 디자이너들이 모여 각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5월 8일부터 8월 29일까지 주스웨덴한국문화원(원장 이경재, 이하 문화원)에서 진행된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 4인은 모두 스웨덴의 유수 기업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주스웨덴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각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나라 작가들이 전시를 계기로 한자리에 모인다는 점이 의미 있다.” 라고 설명하며 “전시에 참여하는 디자이너 한분 한분과 그들이 풀어내는 각자의 스토리 텔링이 이번 전시의 주제이다.” 라고 설명했다.
먼저, ‘타임스 한글’이라는 주제로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선보이는 이진규 디자이너는 이케아와 볼보, 시그마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고 있는 스톡홀름 디자인 랩(Stockholm Design Lab) 소속 디자이너이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영문 알파벳과 조화를 이루는 한글 서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벽면에 표현되는 대형 그래픽부터 글꼴보기집에 인쇄된 작은 글자들까지 다양한 스케일의 한글 이미지를 통해 미학적인 관점에서 한글이 조망될 예정이다.
이중한 작가는 스톡홀름에 기반을 둔 노트 디자인 스튜디오(Note Design Studio) 소속 시니어 디자이너이다. 노트 디자인 스튜디오는 지난해 한국 디자이너들과 협력해 스톡홀름 가구 박람회 참여, 한국의 디자인 가구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이중한 작가는 ‘기와’를 모티브로 한 모듈형 선반을 선보인다. 단순히 한국적인 선을 덧붙인 제품 디자인을 넘어, 한옥 지붕만이 가지는 독특한 강약의 흐름을 실용적으로 녹여내 전통과 실용성, 더 나아가 한국의 가정집과 스웨덴의 가정집을 잇는 주제 의식을 선보인다.
이수범 디자이너는 ‘정교한 손길’이라는 주제로 그의 손을 거쳐 출시된 폴스타 4 시리즈의 탄생 과정을 전시한다. 스웨덴을 대표하는 기업 볼보에서 디자이너의 경력을 시작한 이수범 작가는 현재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Polestar)에서 자동차 익스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연필 스케치부터 3D 모델링까지 한 대의 자동차가 출시되기까지의 정교한 디자인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추상화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김여진 디자이너는 스웨덴을 대표하는 의류 브랜드 타이거 오브 스웨덴(Tiger of Sweden)에서 여성복 총괄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타이거 오브 스웨덴은 예테보리를 기반으로 1903년 설립된 스웨덴 국민 패션 브랜드이다. 이번 전시에서 김여진 디자이너는 의류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천을 활용한 설치물을 제작한다. ‘지속가능성’이 스웨덴 의류 디자인 업계를 관통하는 화두인 만큼, 의류로 소비되는 천이 작가의 기억과 감정을 담는 조각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이 전시된다.
‘포 코너스’가 서로 다른 디자인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직 작가들이 의기투합한 전시인만큼, 5월 9일에는 전시 오프닝 행사가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자동차, 의류, 제품, 그래픽 디자인계에서 활동하는 스웨덴 현지 디자이너와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스웨덴 간 디자인 교류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경재 원장은 “올해 우리 문화원은 상반기에는 ‘포코너스’ 전시로, 하반기에는 ‘스톡홀름 공예 주간’ 참여로 K-디자인을 조망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하며 “특히 이번 전시를 통해 독창적인 시각과 접근방식으로 작업하는 한국 디자이너를 더 많은 대중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