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하구에서 러시아로… 동물원 태생 큰고니 ‘여름’, 2,300km 생태 귀향 성공

- 국내 첫 사례… 낙동강하구 생태복원과 국제적 멸종위기종 보전 성과 입증

- 국내 첫 사례… 낙동강하구 생태복원과 국제적 멸종위기종 보전 성과 입증



낙동강하구에코센터(이하 ‘센터’)는 국내 동물원에서 부화한 큰고니 ‘여름’이 낙동강하구에서 야생 적응을 거쳐 본래 번식지인 러시아로 성공적으로 이주했다고 25일 밝혔다.


▲ 큰고니 GPS 자료. 제공=부산시

이는 국내 조류 보전 역사상 최초로, 동물원 태생의 큰고니가 자연 서식지로 돌아간 사례로 기록된다. 특히 국내 최대의 큰고니 월동지이자 철새의 요람인 낙동강하구에서의 생태복원 성공을 입증하는 상징적 사례로 주목된다.

‘여름’은 2023년 6월 에버랜드(경기도 용인)에서 부화한 큰고니로, 아빠 ‘날개’와 엄마 ‘낙동’은 지난 1996년 총상으로 구조된 야생 철새 출신이다. 이후 가족은 에버랜드에서 보호받아 왔다.

센터는 여름을 2023년 10월 부산 을숙도 물새류대체서식지로 이송, 야생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여름은 이곳에서 야생 큰고니 무리와 함께 먹이활동, 비행, 사회적 행동 등을 학습하며 자연과의 동화를 거쳤다.

그리고 올해 4월 30일 부산을 떠난 여름은 울산 회야댐, 함경남도 신포시, 함경북도 김책시를 거쳐, 5월 28일 새벽 러시아 연해주 프리모르스키 지역에 도착했다. 총 비행거리는 약 2,300km로, 이는 등에 부착된 GPS 추적기를 통해 확인됐다.

이번 사례는 센터와 에버랜드, 조류생태환경연구소가 공동 운영 중인 ‘멸종위기종 보전 및 생태계 복원 협약’(2024년 체결)의 첫 가시적 성과다. 여름의 귀향은 동물원 부화 개체도 적절한 훈련과 서식환경만 갖춰지면, 야생 복귀와 이주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을숙도에서 자란 큰고니가 본래 고향인 러시아로 날아간 이 사례는 생태복원과 공존의 감동을 전하는 상징”이라며, “앞으로도 낙동강하구를 중심으로 동아시아-호주 철새 이동경로(EAAFP)의 보전을 위해 민관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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