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신종 물곰에서 독특한 감각기관 발견

- 극지연, 북극 생물다양성 연구 경쟁력·진화 단서 동시에 확보

- 극지연, 북극 생물다양성 연구 경쟁력·진화 단서 동시에 확보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북극 그린란드에서 신종 완보동물을 발견하고, 다른 완보동물에서 관찰된 적 없는 독특한 감각기관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 그린란드 완보동물 신종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 / 제공=극지연

신종 완보동물은 극지연구소 박태윤 박사 연구팀이 2019년 동그린란드 현장 조사를 통해 확보했으며,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Milnesium grandicupula)라고 명명됐다. 완보동물은 ‘물곰’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동물로, 극한의 환경에서 대사활동을 멈춘 채 생존하는 휴면(cryptobiosis) 능력으로 유명하다.


▲ 그린란드 신종 완보동물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의 머리 부분(a)과 머리 미세감각기관을 확대한 모습(b,c). 얇은 막으로 덮여 있는 중앙의 큰 구조와 그를 둘러싸는 8개의 작은 구멍으로 구성되어 있다. / 제공=극지연

‘밀네시움’ 속은 완보동물 중에서도 가장 크고 육식성이며, 다른 완보동물이나 선충, 윤형동물 등을 포식하는 공격성을 갖고 있다. 휴면 상태로 우주 환경에 노출된 후, 지구로 돌아와서 다시 깨어나 번식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종이다.
밀레시움 그란디쿠풀라는 몸길이 약 0.6~1mm로, 기존 종보다 입 안이 크고 컵 형태로 발달해 보다 큰 먹이를 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특징은 신종의 명칭인 ‘그란디쿠풀라(grandicupula, 큰 컵)’에도 반영됐다.


▲ 밀네시움 그란디쿠풀라(a,b)와 새우(c,d)의 머리의 미세감각기관 비교. 중앙의 큰 구조와 그를 둘러싸는 작은 구조들로 구성된 독특한 형태이다. 이런 유사한 형태의 감각기관이 두 동물 머리의 비슷한 위치에서 나타나며, 이러한 공통점은 완보동물의 진화사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연구팀은 극지연구소가 보유한 ‘전계방출형 주사전자현미경(FE-SEM)’을 활용해 신종의 형태를 정밀 관찰한 결과, 머리 중앙에 약 1μm(0.001mm) 크기의 미세한 감각기관이 존재함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이 기관은 중앙의 얇은 막으로 덮인 둥근 구조를 8개의 미세한 구멍이 방사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독특한 형태를 보인다.

이 감각기관은 지금까지 어떤 완보동물들에서도 보고된 적이 없으며, 형태와 위치가 새우나 고생대 삼엽충 화석에서 나타나는 감각기관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이 감각기관이 완보동물과 절지동물 사이 진화적 연결고리를 밝히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이번 달(7월) 게재됐다.

논문의 1저자인 김지훈 박사는 “1μm 크기의 감각기관이 완보동물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완보동물의 생존 전략과 진화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다. 미소생물 연구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사례로서 학문적 가치도 크다”고 전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북극에는 서로 다른 크기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다. 이 같은 미지의 세계에서 발견부터 정밀 분석까지 모든 과정을 우리 연구소가 자체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며, 앞으로도 세계 극지 생물 다양성 연구를 선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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