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이 새끼 먹이를 다른 데서 구했던 이유

- 극지연, 남극 해양환경 변화에 따른 아델리펭귄의 먹이사냥 전략 변화 확인

- 극지연, 남극 해양환경 변화에 따른 아델리펭귄의 먹이사냥 전략 변화 확인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남극의 환경 변화로 번식기에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졌을 때 나타나는 아델리펭귄의 사냥 전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2021-22 번식기(왼쪽)와 2022-23 번식기(오른쪽) 아델리펭귄 추적 연구 결과. 먹이사냥 전략 모식도(위)와 분석된 이동 경로(중간) 및 번식지 주변 확대 지도(아래). 2021-22 번식기에는 짧은거리 이동과 먼 거리 이동 패턴이 뚜렷하게 구별되어 나타난 반면(왼쪽), 2022-23 번식기에는 대부분 중간거리를 이동해 먹이를 사냥함(오른쪽).
아델리펭귄은 먹이가 비교적 풍부하고 사냥하기 유리한 환경에서는 거의 같은 장소에서 먹이를 구했지만, 환경이 불리해지자 사냥 장소를 나눴다. 영양공급을 자주 받아야 하는 새끼들에게 주는 먹이는 가까운 곳에서 구했고, 자기는 멀리까지 나가서 먹이를 섭취했다.

극지연구소 김정훈 박사 연구팀은 아델리펭귄 약 4만 쌍이 서식하는 남극 로스해 케이프할렛(Cape Hallett)에서 2021-22년과 2022-23년 두 하계 시즌에 아델리펭귄 47마리에 위치 추적-잠수기록계를 부착하고, 이들의 이동 경로와 먹이사냥을 추적했다.

번식지 주변 해양환경 때문에 아델리펭귄은 2021-22년에 2022-23년보다 먹이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1-22년에는 사냥터로의 접근을 방해하는 얼음 면적이 2022-23년 대비 10% 이상 넓었고, 해양의 생물생산력도 2022-23년의 2/3 수준이었다.

열악한 환경을 맞닥뜨린 2021-22년 번식기의 아델리펭귄은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새끼의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 얼어붙은 바다에 뚫린 구멍 등을 이용하며 비교적 가까운 평균 약 7km를 이동했고, 자기 먹이는 평균 약 45km의 장거리 사냥에서 구했다. 먹잇감이 충분했던 2022-23년에는 사냥터를 나누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 (위) 추적장치를 등에 부착한 아델리펭귄. (아래) 케이프할렛(붉은별)에서 아델리펭귄 추적으로 확보한 이동경로(하늘색)와 잠수 깊이(파란색). 바다가 흰색으로, 얼음이 회색으로 표시되었음.

연구팀에 따르면, 아델리펭귄은 먹이를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하자 새끼 양육과 자기 영양상태 유지를 위해 ‘이원적 먹이사냥 전략(Bimodal foraging strategy)을 채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환경 변화가 장기간 지속되거나 급격히 진행돼 새끼와 부모 모두 먹이 부족을 겪게 되면, 펭귄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우려했다.

남극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에는 백만 마리 이상의 아델리펭귄과 수만 마리의 황제펭귄을 비롯해 고래와 물범, 바닷새, 그리고 크릴 등이 서식하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에서 2017년부터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의 생태계 변화를 감시하고 국제사회에 보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연구개발사업 ’로스해 해양보호구역의 보존조치 이행에 따른 생태계 변화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지난 1월 ‘Marine Biology’(제1저자 김유민 연구원, 교신저자 김정훈 박사)에 게재됐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펭귄은 남극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기후변화로 남극 펭귄의 생존이 위협받으면 생태계 전반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이들의 생태와 적응을 지속해서 감시하고 영향을 평가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매년 4월 25일은 남극을 오가는 과학자들이 아델리펭귄을 처음 발견한 것을 기념해 제정한 ‘세계 펭귄의 날(World Penguin Day)’로, 펭귄을 비롯한 남극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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