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지연, 2100년 남극 바다 가정한 실험에서 남극암치 유전자 발현 패턴 분석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기후변화 때문에 미래 남극 바다에서 물고기의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극지연구소 김진형 박사 연구팀은 2100년대 예상되는 해양환경을 조성하고 남극대리석무늬암치(Notothenia rossii)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했다. 예상 환경은 환경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시나리오(SSP5-8.5 모델)를 기준으로, 수온은 2도에서 7도로, 산성도는 pH 8.0에서 7.6도로 높였다.
따뜻해지고 산성화된 바다에서 6일을 보낸 남극대리석무늬암치의 분석결과, 보체(Complement), 혈액 응고과정(Coagulation cascade), 자연 면역세포 작용 세포공격(Natural killer cell-mediated cytotoxicity) 등 면역 관련된 유전자가 작동하는 경로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 환경 변화로 스트레스를 받은 암치는 체내 항상성 유지를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면역 기능이 저하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남극해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게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수행됐으며, 실제 실험을 통해 남극 어류의 면역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결과는 남극 해양 보호와 어류자원 보존 전략 수립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결과는 생태독성학 및 환경안전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Ecotoxicology and Environmental Safety’에 11월 15일 게재됐다.
신형철 극지연구소장은 “남극 해양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해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은 현재의 인류가 마땅히 해야할 일이다. 남극 물고기가 맞이할지 모르는 2100년의 암울한 미래 모습이,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