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지리망산(知里望山) ‘사량도’(250703)

- 다른 한쪽은 망망대해를 마주하니 바람도 시원하고...

지리망산(知里望山) ‘사량도’


김일하-발로 뛰는 문화유적 답사기




남쪽에 살다보니 바다가 가깝고 지척으로 보이는 섬들로 바다의 단조로운 수평선을 달래주기도 한다. 뜨거운 태양은 벌써 여름이고, 불어오는 바람도 더위를 식히기에 벅차다.
출퇴근하면서 지친 피로를 시원한 에어컨 아래 맥주 한잔으로 달래 보지만 또다시 아침은 힘겹기만 하다. 이렇게 태양이 작열하고 무더울 때면 어디로든 떠나야만 할 것 같다. 내륙의 시원한 계곡도 좋지만 아무도 없는 무인도에서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몇 날을 보내는 로망을 실현하기 좋은 계절이 여름인 것만은 사실이다.


▲ 사량도 전경(1)

차로 이동하기 편한 내륙의 산들로만 다니다 보니 가끔은 섬으로 가고픈 마음이 종종 생기다 보니 근처 가까운 남해던지, 거제도를 드라이브 삼아 당일치기로 가기도 하지만 섬이 워낙 크다 보니 섬 같지 않은 섬이라 감흥이 크게 일지는 않는다.

몇 년 전 큰맘 먹고 회사 동료들과 아침 일찍 나선 ‘사량도’ 몇 년이 지났건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사량도를 들어가는 방법은 3가지가 있다. 삼천포항에서 내지항으로 가는 배편은 50분 정도 걸린다. 고성 용암포 사량행 풍양카페리터미널에서 내지로 가는 경우 20분이면 족하다. 그리고 통영에서 출발해서 금평 터미널까지 35~40분이면 충분하다. 승선시 신분증이 필요하며, 편도 요금은 6,000~7,800으로 세 곳이 모두 다르다.
차량의 경우 별도 비용이 발생하며, 통영에서 경차 기준 편도 14.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나 승선 요금과는 별도다.


▲ 사량도 전경(2)
사량도는 통영시에 편입되어 있으나 배 시간으로 치자면 고성군에서 가장 가깝다. 섬은 동남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두 섬 중 지도상 윗섬을 상도, 아랫섬을 하도라고 한다. 상도의 지리산, 불모산, 고동산과 하도의 칠현봉 등 육지 못지않은 산세를 가진 봉우리가 있다.
섬이 그렇듯이 우뚝 솟아오른 봉우리들은 낮아 보이지만 막상 오르다 보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수 많은 세월과 모진 풍파를 견디며 만들어진 뾰족한 돌 그리고 길의 양옆으로 낭떠러지는 보는 눈을 아찔하게 만든다. 특히나 능선을 걷는 내내 한쪽은 육지가 아련하고 다른 한쪽은 망망대해를 마주하니 바람도 시원하고, 걷는 맛이 있다.

다녀온 코스는 사량도의 가운데 능선을 반으로 가로지르는 루트로, 반시계 방향 종주를 택했다. 들머리는 너울펜션을 지나 도로를 조금만 따라 올라가면, 입구가 잘 정비되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른 날에는 내지마을을 가로질러 불모산 방향으로 올라가, 하이라이트 구간만 다녀오는 짧은 코스로 걸었다.

첫 번째 코스는 대략 6Km 구간으로 긴 능선을 타는 재미가 있으며 3시간 정도 걸린다. 두 번째 내지마을 구간은 마른 계곡 구간을 가파르게 오르는 구간으로 힘에 붙이나 초심자도 충분히 오를 수 있고, 사량도의 백미 구간을 바로 마주할 수 있다. 대략 2시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다.

사량도의 마지막 구간에 만나는 2개의 출렁다리는 한마디로 압권이다. 뾰족한 산봉우리를 연이어 만들어 놓은 다리는 육지에서의 보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 출렁다리를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거의 낭떠러지로 떨어질 듯한 계단이 나오는데 심신미약자나 겁 많은 사람은 충분히 오금이 저리고 내려오기를 주저할 정도로 아찔하다.


▲ 사량도 전경(3)
육지의 것과 비교하자면 대둔산의 그것과 비슷하나 여긴 내려가는 길이니, 짧지만 위태롭기는 여기가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차를 가지고와 상도와 하도를 드라이브하는 것도 추천한다. 자전거로 돌아도 좋고, 차를 이용해도 좋다. 섬을 일주한다는 것이 색다른 매력임에 틀림이 없다.
또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해양자원이 풍부해서 낙지, 학꽁치, 볼락까지 이름난 갯바위 포인트가 7개가 있고, 방파제에도 제법 낚인다고 한다. 민박집이나 펜션도 많고 카라반과 캠핑카도 배에 함께 싣고 올 수 있어 여름휴가를 보내기에는 최적의 섬인듯하다.


▲ 사량도 전경(4)
하루는 자전거로 일주하고 또 하루는 갯바위 낚시와 해수욕, 그리고 또 하루는 사량도의 산을 탄다면 아마도 3일 정도는 순삭일 듯!. 또한 육지와도 가깝고, 바닷물도 공기도 그리고 산도 깨끗하다. 윗섬인 상도는 상도대로 하도는 하도 대로 볼거리가 많고 즐길 거리도 많아 여름휴가를 사량도에서 보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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