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남도의 보물 ! 달마산과 미황사 (240403)

- 남도에 숨겨진 보물 ‘달마산’과 ‘미황사’

남도에 숨겨진 보물 ‘달마산’과 ‘미황사’

(발로 뛰는 문화 유적 답사기)



‘달마산’ 아래 사자포구에 석선(石船)이 해안에 닿았는데 주조한 금인(불상)한구가 노를 잡고 있었다. 또한 검은 돌이 갈라지며 검푸른 암소 한 마리가 생겨나더니 얼마 안 있어 장대해 졌다. 이날 저녁 금인이 화상의 꿈에 나타나 “나는 본래 우전국(중아아시아 호탄)의 왕입니다. 경전과 불상 안치할 곳을 찾았는데 산 꼭대기를 보니 1만 부처가 모습을 드러내는 곳이 있어 여기에 왔습니다. 소가 일어나지 않는 곳에 경전을 봉안할 곳입니다.“ 하였다.
화상이 이에 경전을 소에 싣고 가는데 처음에 한 곳에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산골짜기에 이르러 다시 크에 소리쳐 “아름답다” 하고는 죽어버렸다 이에 절을 지어 ‘미황사’라 하니 ‘美’자은 소의 소리에서 ‘黃’자는 금인의 빛깔에서 따온 것이다.[미황사 사적비 참조]




이 ‘미황사’는 ‘두륜산’의 마지막 산줄기가 바다 아래로 내려가기 직전 숨을 크게 한번 쉬기 위해 튀어 오른 듯 우뚝 솟아나 정상이 바위 병풍처럼 도열해 있어 낮은 곳에 있으나 결코 만만하게 보이는 않는 산이다. 이 ‘달마산’ 주위로 송지면, 현산면이 북서쪽에 위치하고 북평면, 영전리가 바다를 면한 동남쪽에 위치해서 비스듬한 사선으로 자리를 하고 있다.

이곳 ‘달마산’이 많이 알려진 계기는 아마도 달마고도 때문일 것이다. ‘달마산’ 정상이 아닌 달마산의 허리를 크게 한바퀴 도는 둘레길로 17.74km다.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통영해파랑길 등, 다양한 지역 명품 둘레길이 생기면서 이곳 달마고도도 인증을 위한 한 코스로 여겨지는 곳이다.
특히 달마고도는 지자체에서 스템프 인증을 통해 굿즈(기념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서, 다녀간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다. 힘들게 한바퀴를 돌아온 뿌듯함 후에는 잊을 만하면 집으로 오는 인증서와 굿즈가 다시한번 달마산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100대 명산에도 속하다 보니 ‘달마산’ 정상 인증과 함께 달마고도까지 알려지게 되어 지금은 전국구 명성을 가지게 되었다.

달마고도 트레킹은 험한 코스없이 초보자도 6~7시간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을 정도이다. 또한 한바퀴를 도는 동안 남도의 푸른 섬들과 육지를 조망할 수 있어 눈이 즐겁고 마음은 가볍다.
이런 달마고도에서도 힘이 남는다면 반드시 가야 할 곳이 정상이겠지만 그보다 더 볼 만한 곳이 바로 ‘도솔암’이다. ‘미황사’ 뒷길로 ‘달마봉’(489m)을 1시간이면 오를 수 있고 이 능선을 따라 좌우로 펼쳐진 바다를 보면서 바위능선을 지나다 보면 어느새 ‘도솔봉’이다. 이 봉 아래 암자가 ‘도솔암’이다. 이 ‘도솔암’은 암자 하나에 한 평 크기의 마당이 전부이다. 좁은 땅을 어떻게든 넓게 쓰려고 안간힘을 쓴 모습이 그 자리 잡은 모양이나 위치를 보면 절로 탄성을 자아 낸다.

이렇게 달마고도를 완주했다면 이제는 절을 살펴봐야 할 시간이다. 달마산 ‘미황사’는 개인적으로 아침보다 일몰이 제격이다. 저 멀리 섬 사이로 해가 지는 것을 보노라면 마음이 아련해 지는데 (여기가 땅끝이라는 아련함도 있다) 새의 울음 소리마저 청량하게 느껴질 바로 그때 스님께서 울려주시는 범종소리는 그 자리에 있지 않고서는 결코 맛보지 못할 감동의 순간이요 반야의 시간이다



대웅전 주변의 주련과 더벌어 초석을 살펴보면 이 절이 바다와 관련된 사찰임을 주초석에 잘 녹여 냈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여느 사찰에서 볼 수 없는 거북이, 게 등이 초석에 아로새겨져 있어 천녀의 설화를 이야기 해주는 듯 하다.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조금 더 보고자 한다면 ‘부도암’도 가 보길 추천한다. ‘미황사’가 본관이라면 ‘부도암’은 별관 정도로 이래하면 될 듯하다. 이곳의 승탑들은 이쁘고 다양하게 많이 모아져 있어서 ‘부도암’의 또다른 볼거리 중 하나이다. 하나하나 설명하기보다 가서 보고 만져보고 느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무래도 보는 것 보다 만져보고 느끼는 것이 오래 간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와 함께 달마고도를 같이 간 이는 이 길을 고통의 길로 기억하고 있다.




참고로 ‘미황사’에서 차로 20분정도 달려가면 송호 해수욕장이 나오고, 또 거기서 15분 정도 차로 가면 우리나라 육지의 끝 땅끝 마을이 나온다. 땅끝 전망대를 올라가다 보면 전망대 바로 앞이 봉수대이고, 그 봉수대 아래쪽 저 아래 토말탑이 있다. 이곳은 시간과 여력이 되면 가볼만하다 . 육지의 끝 땅끝. 25~6년전에 나는 이곳에서 배를 타고 땅끝을 넘어 보길도로 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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