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란 무력충돌에 에너지·운임 충격…선복 모니터링·공급망 다변화 추진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안병길)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충돌로 인한 글로벌 해상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공급망기획단을 중심으로 한 긴급대응 체계를 가동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13일 시작된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및 군사지휘부에 대한 대규모 공습과 이란의 미사일·드론 보복 공격으로 양국 간 긴장이 전면전 양상으로 확산되면서, 해운·에너지 시장에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공습 대상 중 이란 에너지 시설이 포함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도 직접적인 충격이 전해지고 있다. 이란 가스 생산량의 70%를 담당하는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의 일일 1,200만 입방미터 생산이 중단됐고, 테헤란 인근 석유저장소에서는 약 6,500만 리터의 연료가 손실됐다.
가장 큰 위협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다. 하루 평균 144척의 선박이 오가는 이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출의 34%, 전체 해상 무역량의 11%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로, 봉쇄 시 하루 1,800만~2,000만 배럴의 원유 운송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63%, LNG 수입의 30% 이상을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수급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홍해-수에즈 운하 항로도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후티 반군의 공격이 재점화되면서 주요 해운사들이 다시 희망봉 우회 항로로 노선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선복 감소와 운임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진공 분석에 따르면 실제로 10% 이상의 선복 감소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원양 항로 운임도 성수기와 맞물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컨테이너 적체, 항만 대기시간 증가, 하역 지연 등 공급망 병목 현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충돌 직후 브렌트유는 69.4달러에서 74.2달러로 6.9% 상승했고, 중동-중국 항로 운임은 23.5% 올랐다. 초대형 유조선(VLCC) 용선료는 47.1% 급등해 하루 3만3,489달러를 기록했다. 페르시아만을 항해하는 선박의 해상보험료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해진공은 실시간 안전운항 및 운임 모니터링, 공급망 다변화, 민관협력 강화를 중심으로 한 세 가지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주요 항로의 위험도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운임 급등 시 조기경보 체계를 가동하며, 대체 수입항로 연구와 항만 인프라 타당성 조사를 병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국적선사 및 물류기업과 협의체를 구성해 정책 대응방안을 공동으로 도출하고, 긴급 물류비용 지원 및 안정기금 활용도 검토할 방침이다.
정영두 해상공급망기획단장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해상공급망 전반의 구조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부와 협력해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와 해운물류 안정성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해진공은 향후 정세 변화에 따라 추가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업계와의 정보 공유 및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