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요트 1세대 박길철, 요트인이 말하는 해양.레저.스포츠 과제
- ‘바다’라는 큰 운동장에 판을 깔아주는 그런 역할
- 요트! 스포츠 종목 이상의 가치 ‘해양산업을 이끌 수 있는 동기!’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해양 레저 활동과 관련 스포츠 종목으로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간단하게는 수영에서부터 최근 인기가 오르고 있는 프리다이빙, 서핑 그리고 요트를 활용한 세일링 활동까지, 해양에서 즐길 수 있는 종목은 생각보다 많다. 그리고 우리는 알게 모르게 오래전부터 일상과 생활 문화 속에서 여가 활동 수단으로서 해양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어떠한 종목이 산업적으로 활성화가 되는 과정에서는 사회적 동기가 있기 마련이다. 해당 종목의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거나, 축구의 경우 월드컵이라는 주목받는 대회 개최가 그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해양 레저.스포츠 분야에서는 대표 종목이 요트라 할 수 있다. 엘리트 스포츠 종목뿐 아니라 레저산업 분야에서도 ‘요트-yacht’를 해양 레저.스포츠의 꽃이라 칭해도 이견이 없다.

한국은 오래전부터 요트산업에 대한 성장을 예견하며, 관련 산업 성장에 필요한 인력, 시설, 제도 등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으며 또 현재도 구축 중이다.
하지만, 요트 분야 활성화는 우리가 예측했던 성장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아직도 종목을 이해하는 국민적 인식에 대한 장벽도 존재하고 있다.
사회적 준비와 배경을 갖추고도 성장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면, 현재 해양 레저.스포츠산업 그리고 요트산업에 필요한건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동기 ‘이슈-issue’가 필요한 상황일 것이다.
그렇다고 이슈 생성을 위해 해외에서 개최되는 유명 요트 대회 유치는 현재로서 어려움이 있다. 그나마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은 요트 종목 엘리트 분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올림픽이나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 그 결과로 만들어지는 사회적 이슈 확대와 해양 레저.스포츠 문화로의 확산 그리고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30년이 넘게 지난 현재 요트 종목에 대한 한국의 성적은 그리 발전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초창기 성적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라남도 요트협회 (회장 이용욱)은 한국에서 요트 종목 국가대표를 가장 많이 배출한 단체이다. 특히, 전남요트협회 전무이사 박길철(63)은 1985년 국가대표로 박탈되어, 1986 서울 아시안게임,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 레이저 클래스 분야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2연패를 달성한 한국 요트의 중요한 기록을 세웠다.
이후에도 최근까지 후배 선수 양성을 위한 감독 활동 등으로 한국 요트의 발전을 위해 힘써왔고, 더욱이 선수 양성과 요트의 대중화를 위한 요트대회 개최는 물론 직접 대회에 참가해 요트 분야 활성화를 위한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 요트의 1세대 박길철 전문이사와 인터뷰를 통해 한국 요트산업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엘리트 분야 이야기를 들어본 후, 앞으로 풀어야 할 해양 레저.스포츠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과제에 대하여 고민해 봤으면 한다.

▶ 선수 시절 이야기 ‘동기부여’
박 전무이사는 본인의 선수 생활 시절에 대하여 “남들보다 늦게 요트에 입문했지만 86년 아시안게임, 90년 북경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국위를 선양하고 선수 개인의 명예를 높였다는 것이 선수 생활 중에 가장 보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후에 국가대표 감독, 코치까지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서는 “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이자 지도자인 러셀쿠츠(Russell Coutts)를 만나 지도를 받은 것이 제 요트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인 것 같습니다.”라 설명했다.
요트 분야는 바다에서 마주하게 되는 파도, 바람 같은 자연을 극복해 가며 상호 경쟁하는 스포츠 종목이다. 개인의 노력과 타고난 실력도 중요 하지만 결과를 낼 수 있는 선수 양성을 위해서는 실력 있는 지도자의 역할도 중요 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또, 박길철 전무이사는 선수로서 메달 획득 성과 이후 해외 전지 훈련이나 국제 대회 참가와 같은 지원이 있어 본인에게는 큰 행운이었다고 설명하면서, “89년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위 권 성적을 기록했다, 지금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그 성적을 못 내고 있어요, 최근의 한국 성적이 중위권 정도 유지하기도 어려움이 있어 안타깝다.”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박 전무이사는 최근 한국 요트 종목 성적 이야기하면서 국제 대회에서의 좋은 성과를 위해서는 선수들의 경험과 실력향상을 위한 국제 대회 참가와 전지훈련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했다. 또한, 새롭게 선출된 대한요트협회장(21대 회장 채희상)이 선수 출신이라 앞으로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며, 요트가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를 했다.
▶ 후배들에게 ‘조금의 타협?’
전 선수이자, 코치 그리고 감독까지 역임했던 박 전무이사는 후배 선수들에게 “조금의 타협이 최종 결승점에서 2미터, 3미터 차이를 만들게 되면서 결국 지게 됩니다.”, 요트는 바다에서 하는 종목으로 체력 소모가 타 종목 못지않기에 평소 체력 관리와 자기 관리 그리고 더 높은 목표를 세워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최근까지 대회 참가? ‘바다라는 큰 운동장’
박 전무이사는 최근까지도 크루즈 요트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여럿이 함께 타는 크루즈 요트를 통해 선후배 간의 우정도 나누고 상호 교류한다는 차원에서 일 년에 2회 정도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또한, 크루즈 대회 참가하는 일반 요트인에 대해서는 “그냥 배만 타는 것은 즐겁지 않거든요, 사람들이 요트라는 종목의 경기 규칙 하에서 즐거움을 즐길 수 있도록 바다라는 큰 운동장에 판을 깔아주는 그런 역할로서 대회도 유치, 진행하고 있습니다.”라며 대회 참가를 통한 선후배 간의 교류는 물론 대중적 확산에도 노력하고 있다.
▶ 협회의 역할 ‘선수 양성과 활성화’
전남요트협회는 국가대표를 가장 많이 배출한 단체이다. 박 전무이사는 요트 협회의 역할에 대하여 “좋은 선수들의 양성해서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며, 각 지부 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라며, 협회를 통한 엘리트 분야와 일반 분야를 포함한 활성화 노력을 설명하면서 “협회 예산 문제로 많은 선수를 양성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꾸준하게 선수들을 육성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며 한국 요트의 1세대 선수이자, 지도자 그리고 관련 종목의 책임 있는 단체의 책임 단체에 대한 역할을 설명했다.

▶ 지역 활성화 콘텐츠로서의 ‘요트’와 바램
여수시 에서는 내년에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개최된다. 요트 종목은 육지와 해양 그리고 섬을 이어주는 지역의 좋은 관광 콘텐츠이다.
이에 대하여 “박람회장과 섬을 연계한 프로그램 등으로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요트를 활용한 붐업(Boom-up) 행사 같은 것으로 도움을 주고자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여수시가 국가 거점항으로 지정이 됐지만, 아직 사업 시작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하여 “ 처음 지정에서 부터 7년이 지났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안타깝습니다. 빨리 착공했으면 합니다.”라며 해양 콘텐츠로서 요트 종목 활성화를 위한 지역 인프라 조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면서, 책임 있는 국가 기관이 해양 분야 사업 추진에 있어 분야별 전문 단체 의견을 좀 더 수렴해 추진한다면 결과적으로 더 좋은 성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제안도 했다.

요트 종목이 해양 레저.스포츠 산업에 대한 상징적 존재로 사회적 또는 문화적으로 이슈가 되고 확산하기 위해서는 국제 대회의 개최, 세계 무대에서 메달 획득 또는 스포츠 스타의 배출 등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한 명의 선수가 배출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프라와 지원 정책 그리고 연관 분야의 협업과 전문 집단의 적극적 참여야 병행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일반인의 참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프라 구축과 함께 행정 지원도 병행되어야 가능하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이다. 그리고 해양 자원에 대한 개발과 활용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되며, 이는 국민적 관심과 사회적 동의가 필요할 것이다.
해양 레저.스포츠 산업이 가지는 가치는 이러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동참을 이끌 수 있는 좋은 동기이자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트 종목은 해양 레저.스포츠 산업 분야의 상징적 종목으로 종목의 성장과 성과는 그 하나의 스포츠 종목 이상의 사회적 가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해 본다.
기획.취재 : 김인숙 / 촬영.편집 : 이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