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년 인연 일본 예술가부터 자원봉사자까지, 국경을 넘나드는 문화교류 현장
- 일상에서 펼쳐지는 특별한 해방,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 큰 호응
올해로 37회를 맞이한 춘천마임축제가 일상 속 문화교류의 새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유일한 ‘민간주도 축제’로서, 전 세계인들을 하나로 잇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춘천마임축제는 이제 가족 같아요" 오랜 인연의 일본 예술가들
토모코 씨는 일본의 거리연극 축제 ‘시즈오카 다이도게이 월드컵(DWCS)’ 자원봉사자로 수십 년간 활동해 왔다. 2021년부터 개인 연차와 사비를 털어서라도 춘천을 꼭 찾는다는 그녀는 "매년 참석하는 축제지만 항상 새롭고 즐겁다"며 "어마어마한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축제 관계자들의 열정과 진심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춘천마임축제에 무려 26년간 참여해 온 일본 아티스트 이치로 씨는 이제 춘천에서 고정 팬층을 보유할 정도로 깊은 인연을 쌓았다. 5년 전 그의 통역을 맡았던 춘천 시민 장세민 씨와 일본에서 함께 동고동락할 정도로, 이치로의 춘천 사랑은 국경을 초월한 우정으로 발전했다.
일본의 공연가 아마루-히끼 부부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다. 이번 축제에프로그램인 아티스트 쌀롱 ‘씸프(CIMF) 포럼’에 참여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여러 해 춘천마임축제에 참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CCC Frontier Festival 제작 과정과 해외 축제 발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들은 "기획자와 공연자, 관객이 깊이 교류할 기회를 준 춘천마임축제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에서 축제 전문가로, ‘춘천의 아름다운 선순환’
춘천마임축제의 또 다른 특징은 자원봉사자 '깨비짱'들의 성장 스토리다. 현재 축제 운영진 대부분이 깨비짱 출신으로, 자원봉사 활동이 축제 전문가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는 춘천만의 독특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올해만 해도 무려 90명의 깨비짱이 모여 자발적으로 축제를 만들고 있다.

타지역 출신 대학생들이 마임축제 자원봉사를 계기로 춘천에 정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자원활동가들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축제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상에서 실현되는 춘천만의 특별한 해방
춘천마임축제의 독특함은 '일상에서의 일탈'이다. 시민들이 매일 지나는 길거리와 직장, 학교에서 펼쳐지는 축제는 일상 공간을 특별한 무대로 변화시킨다.

지난 25일 열린 개막행사 '아!水라장'은 춘천 중앙로 출근길을 물과 웃음이 넘치는 축제 공간으로 바꿨다. 평소 점잖던 직장인들이 물총을 들고 뛰어다니며 일 년간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모습이 화제가 됐다.
공연 '도깨비유랑단'은 시민들의 생활 공간으로 직접 찾아간다. 애민보육원, 춘천성심병원, 강원대학교, 한림성심대학교 등 축제장 방문이 어려운 시민들에게 마임 공연을 선사한다. 공연을 관람한 중학생 이해인(대룡중 1학년)양은 "말 한마디 없이도 표정에서 느껴지는 상황이 재미있어서 계속 웃었다"고 소감을 밝혔고, 병원에 오래 입원한 환자 가족은 "오랜만에 실껏 웃었더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전했다.
가장 일상적이고 특별한 순간들이 춘천마임축제가 추구하는 진정한 '난장'의 의미를 실현하고 있다.
"말 없는 소통"으로 연결되는 세계, 춘천
춘천마임축제가 37년간 시민들과 소통해 온 방식은 마임 특유의 ‘비언어적 소통’이다. 툭 건네는 듯한 소리 없는 대화는, 사람들 마음속에 더 깊은 울림을 준다. 마임은 대화가 단절된 현대사회에 소통과 화합을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물, 불, 빛, 영상 등 다양한 장르와 결합하여 '세계 3대 마임축제'의 위상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마임은 춘천의 마음이다. 춘천에서는 노래, 춤 등 모든 행위가 마임이 될 수 있다"며 "일상에서 만나는 문화예술의 힘이야말로 춘천이 추구하는 문화도시의 진정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춘천마임축제는 6월 1일까지 커먼즈필드 춘천, 석사천 산책로, 레고랜드 코리아 주차장 등 춘천시 전역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