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A 한인요트클럽- 최종의 스포츠 요트! (1/2)

- 요트, 인생 또 하나의 터닝 포인트

( L.A 한인요트클럽 남진우 회장.인터뷰 -첫번째 이야기)



누군가 그러더군요, 요트가 레포츠의 '끝판왕'이라고.!(인터뷰1/2)



세일링 요트는 해양조선(대형선박건조)산업의 성장 방식과는 다른 국민 의식 수준 변화와 이를 즐기며 이용하는 생활 속 문화 형성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의 해양 레저 사업은 수상레저사업, 마리나사업, 유도선업 등으로 구분하여 많은 이들이 참여하여 사업 성장화에 노력을 하고 있으며, 정부도 이를 장려하기 위해 마리나(Marina)시설과 같은 인프라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 대부분은 세일링 요트에 대하여 생활 속 상설 콘텐츠로 인식하기보다는 체험을 위한 이벤트성 콘텐츠 정도로 알고 있다.

미디어를 통해 우연히 접한 미주 지역 한인 이주 120년을 기념하기 위해 2023년 세일링 요트로 태평양을 건너 한국으로 항해한 남진우 선장 소식을 접했다.
1903년 한인이 배를 타고 하와이에 도착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에서부터 태평양을 건너 인천항으로 입항한 것이다. 그리고 남진우 선장님이 ‘LA 한인요트클럽’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해양레저 분야 우리보다 앞선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요트클럽을 소개할 수 있다면, 한국에서의 요트클럽 정착과 관련된 산업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LA 한인요트클럽’으로 연락을 드렸고, 남진우 선장님이 흔쾌히 응답해 주셨다.
(바쁘신 중에 인터뷰에 응답해 주신 남진우 선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요트클럽(Yacht Club) 설립에 대한 과정과 어려움 그리고 세일링을 통한 대항 항해 이야기에 대하여 ‘LA 한인요트클럽’ 남진우 회장의 귀한 경험을 통해 소개합니다.

▲ 인천항입항 후 행사를 참석하는 모습 ( 제공 : LA한인요트클럽 )


첫 번째 이야기 : 요트 입문과 ‘LA 한인요트클럽’ 만들기

▶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미주한인요트클럽’을 만든 남진우 입니다(US COAST GUARD LICENSED CAPTAIN) 부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9년 가족 이민으로 미국 캘리포니아(CALIFORNIA)에 살게 되었습니다.


▲ LA 한인요트클럽 남진우 회장 (제공 : LA한인요트클럽)

▶ 요트를 시작한 시기와 동기가 있었나요?
교포 사회에서 요트 타는 사람도 없고, 당연히 누군가의 소개도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화가로서 활동하다 바다를 그리워하고 물을 좋아해 물에서 즐길 거리를 찾다가 카약과 피싱을 시작하게 되었지요.

카약만으로 좀 단순한 느낌이라 생각되어 피싱을 겸한다면 좀 더 익사이팅(EXCITING) 한 취미가 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피싱 한다는 것은 단순하지 않더군요.
많은 배움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장비 및 뱃삯 등 경제적 요건을 다분히 필요로 하더군요. 하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열심히 낚싯배를 쫓아다녔지요.
계절마다 다른 어종을 잡기 위해 북으로는 북가주, 남쪽으로는 맥시코까지 오가며 4년 남짓한 시간을 보내며 열심히 배우느라 금전적으로도 많은 출혈을 했답니다.
그리고 생각 끝에 이 정도면 조그만 낚싯배 정도는 구입할 수 있을것 같아 배를 살 생각이었습니다.

▲ 요트 위 해상에서 낚시를 즐기는 모습  (제공 : LA한인요트클럽)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을 통해 배를 직접 제작할 수 있다는 걸 접하게 되었습니다.
원목 나무나 합판에 유리섬유(FIBERGLASS)를 접목하여 조그마한 배들을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평소 그림, 조각, 설계 등 손재주가 있던 터라 취미로 제격이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제 작업실 한켠에서 배를 만들었어요.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지식을 쌓아 나가게 되었고, 그 과정이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20척 정도를 제작했습니다.


그 와중에 일반인 대상으로 직접 자기만의 배를 제작하는 배 만드는 클래스(Class)도 운영하였습니다. 나무 재질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작은 배를 직접 만들어 소유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만든 배 중에 마지막으로 만든 배가 돛이 있는 배였습니다. 당시 배는 만들긴 만들었어도 돛을 조종할 수 있는 기술도 없던 터라, 책을 통해 이론적 원리만 터득해 알아갔습니다. 그리고 배를 물에 띄워 돛으로 배가 움직이게 되니, 처음으로 희열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 (좌) 처음 만든 딩기요트, (우) 한국항해에 사용한 IGNATELLA호 (제공:LA한인요트클럽)

▶ 직접 만드신 배를 타신 건가요?
저의 새로운 인생에 요트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요트를 배우기 전 아는 사람 요트를 몇 번 타 본 게 전부였습니다. 그래서 일단 배부터 마련해 놓고 요트학교에 등록해 조그마한 배로 30시간 남짓 기본교육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37 피트(feet - full keel) 크기의 항해용 배를 구입했습니다.
주변에 도움 줄 사람이 없어 혼자 연습하는 것이 좀 어려웠지요. 그래도 열심히 들락날락 거리며 쉬운 부분부터 배워나갔습니다.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며 항해 기술을 터득하다 보니 어느덧 자신감도 생겼고, 그 후로도 몇 년을 더하다 보니 세일링이 좋더라는걸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것도 있으니 하는 식으로 교포신문에 기사 게재를 통해 종종 한인사회에 알렸습니다. 그전에 저는 배 만드는 화가로 많이 알려졌었지요.

▶ 세일링을 알리는 과정에서 요트 클럽을 만들게 되신 건가요?
‘미주한인세일링협회’(Korean American sailing association)라고 처음으로 명명하여 한인 교포 사회에 이런 것도 있다고 알렸습니다.
얼마 지나 40명 정도 회원이 모였는데, 그중 대다수는 요트를 한다니까 멋있을 것같다는 판타지 한 생각을 가지고 모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요트에 대한 배움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던 것 같았습니다. 물론 이것저것 이론 그리고 실습이 조금은 머리 쓰는 부분이 있고, 자동차 운전하듯 항해 실력이 금방 향상되는것이 아니니 그럴 수 있었겠지요.
배는 한 대 였지만 그래도 나름 그 한 대로 열심히 가르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열정을 가지고 배워보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회원들끼리 한달에 한번씩은 회식 자리를 가졌었는데, 하루는 술을 마시고 누군가가 흘린 말 한마디로 싸움이 붙어버렸지요. 그 당시는 회원들의 배가 4대 정도 되었을 때였습니다. 제대로 배를 타면서 씨맨쉽(Seamanship)을 못 배운 거죠. 조금 안다고 아는 체하고 새로운 사람 오면 가르치려 달려들고 이랬으니까요. 그리고 남자들 기싸움 같은 것도 있었겠지요. 그 일이 있고 나서 협회를 잠정 폐쇄해 버렸습니다. 그 후 시간을 가지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시행착오라고 여기고 ‘미주한인요트클럽’으로 명칭을 개정하였습니다. 그때부터는 세일링을 정식으로 배울 사람들과 배워서 어떤 배든 구입 의사가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리고 재정적 측면도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재정적 여유가 없는 사람분들은 배우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고, 더욱이 배를 구매하기는 더 힘들 테니까요. 그래도 문의가 꽤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나름의 기준을 만든 후 전화 인터뷰를 통해 대화해 보고 선별하여 회원을 모집했습니다.
나이 드신 분들 문의도 많이 있었습니다. 경제적 재력은 있으나 이제 은퇴하고 뭔가를 해보려고 문의를 해 오시는 분들이지요, 그분들은 체력이 뒷받침해 주지 못하니 안타깝지만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세일 요트는 체력적인 면도 필요한데 연세 많으신 분들은 몸이 따라주지 못하거든요. 그런 이유로 건강 상태나 체력적인 부분도 중요 요소로 판단에 참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 이정표를 만들어야겠다’라 생각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배를 가르치고 클럽을 이끌어 가려면 자신이 그 사람들보다 확연히 나은 뭔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일반요트 면허가 아닌 미연방정부에서 발행하는 정식 선장 라이센스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5가지의 시험과 신원조회 및 신체검사와 마약 테스트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배를 탄 시간도 충족이 되어야만 자격이 주어져 꽤 긴 시간을 열심히 준비하여 ‘US COAST GUARD’가 주는 자격증을 따게 되었습니다. 이 자격증으로는 정식으로 배를 가르칠 수도 있으며 사업이나 상업적‘COMMERCIAL’ 배를 운행할 수 있는 자격이 생김으로써 수익도‘INCOME’ 만들 수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전 요트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화가로서의 본업도 접고 집 팔아 배 사고, 주위 지인들 생각엔 처음엔 그러려니 했는데 하나하나 하는 짓을 보고 미쳤다 했습니다. 하지만 전 인생에서 제일 멋진 것을 찾았다고 생각되어 딴 사람들 생각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내가 원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거기에 비하면 난 행복한 사람이겠지요.

▶ 클럽 회원 활동은 어떻게 하시나요?
미주 한인들의 요트클럽 활동도 아직은 초기입니다. 저 혼자 시작하여 알리는 중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교육생이 많이 형성돼야 하고 다음으로 선주들이 생겨야 하고 그 선주들과 마음을 합하여 만들어져야 좀 더 활성화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 다음이 프로그램을 통한 크루즈 운항뿐 아니라 레이스팀도 만들 수 있을 것이고요. 이곳 현지 상황은 연세가 어느 정도 들어 재정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하고자 합니다.
젊은 사람은 아무래도 관심이 적고, 혹! 있더라도 세대가 다르고 또 미국화되어 미국 요트클럽에 갈 확률이 높습니다. 두 세대를 동시 홍보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무튼 시기적으로 요트 문화 형성이 미약하다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회원만 많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고, 회원들을 받쳐줄 기반 시스템도 구축되어야겠지요.


▲ 항해 준비 및 항해하는 모습 (제공:LA한인요트클럽)

▶회원수는 어느 정도 인가요?
현재 회원은 15명 내외입니다. 활동은 주로 레크리에이션을 위주로 하며 초보자들은 연습을 위해 가능한 많은 시간을 물에서 활동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중 몇몇 분은 미래 큰 바다를 항해할 포부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분들의 맨토로 열심히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 이용하시는 마리나에 대하여 소개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제가 있는 마리나는 LA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Marina Del Rey’ 에 있습니다. LA 국제공항 과도 가깝습니다. 이곳 마리나는 요트가 5,000대 이상이 정박 되어 있지요. 한국에 있는 요트를 다 포함해도 여기 숫자 반도 안 될것 같아요. 요트클럽만도 10개 정도가 있는 것 같고 아무튼 크답니다.

▶ 요트 항해는 얼마나 자주 타시는지요?
개인적으로는 배를 자주 타는 편입니다. LA에는 요트로 4시간 정도 거리에 카타리나섬이 있어서 종종 그 섬에 며칠씩 지내다 오곤 합니다. 그리고 서북쪽으로 10시간 거리에 채널 아일랜드 가 있는데 섬 서너 개가 그 근처에 몰려있어서 연중 한 두어 번 가기도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항해 외에 교육생 대상 실습도 해야 하고, 나름의 ‘Social life’ 생활로 지인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면서 근해 짧은 거리 항해를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말씀드렸던 ‘US Coast guard licensed captain’이기 때문에, 배 운전에 대한 문의나 의뢰가 옵니다. 그래서 ‘Commercial Captaining’을 하면서 용돈도 벌구요.

▶ 요트 클럽 활동으로 생활에 미치는 긍정적 요소가 있다면?
세일링 요트를 타는 것이 저에겐 인생 또 하나의 ‘터닝 포인트’였습니다.
바다를 이렇게 좋아하게 됨을 알았고 바다는 나에게 자유를 선사했습니다. 바닷길은 내가 가는 길이 곧 길이 되니, 교통 체증에 스트레스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리고 물에선 잠도 잘 자요. 제 아내도 배에선 너무 편히 잘 자거든요. 그리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캠핑카처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이 제겐 가장 큰 매력입니다. 그리고 자연 친화적인 점도 크구요. 좋은 날 좋은 사람과 뱃놀이 로맨스를 즐기고, 바람 부는 날은 크루(Crew)와 익스트림 스포츠(Extreme sports)도 즐길 수 있는 것이 또 있을까 싶네요.
그리고 어느 정도의 전문성이 필요하고 아무나 접근할 수 없다는 것도 흥미롭다 생각됩니다. 너도나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면 흥미가 덜 하겠죠. 나이 불문하고 요트를 배우고 탈 수 있다는 것은 인생을 즐기며 사교(Socializing)생활을 하는데 최고라 생각합니다.

한국은 아직 법적, 경제적 요소가 요트를 즐기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한인들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으나 여기에선 선택권이 굉장히 넓습니다. 작은 중고 배에서부터 큰 배까지 경제적으로 골프 정도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작은 요트부터 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고 안하고는 인식의 문제라 봅니다. ‘골프’가 좋은지 ‘요트’가 좋은지는 골프하는 이에게 물으면 당연히 골프라 대답하겠지만, 좋고 나쁨이 아니라 다양성을 말하고 싶어요. 골프 치는 사람을 만나면 골프가 굉장히 대단한 것처럼 이야길 합니다. 군대 다녀온 사람들 군대 이야기하듯 말이죠. 하지만 저에게는 요트입니다.

남들이 인정하지 않아도 그만입니다만
누군가 그러더군요, 요트가 레포츠의 끝판왕이라고 !


두 번째 이야기, ‘미주이민 120주년 기념’ 항해로 이어집니다.




(취재/인터뷰:김인숙,  편집:이기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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